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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기의 필름통] 나쁜 남자가 끌리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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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감정 그거 다 호르몬 장난이야. 노력하면 얼마든지 컨트롤 가능해. 괜히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사랑을 느끼는 '눈물장이' 아가씨의 고백을 그는 이렇게 매몰차게 거절한다.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지휘자 강마에(김명민). 그는 눈 꼬리 치켜뜬 차가운 표정으로 단원들의 가슴에 못을 컹컹 박는다. 말도 못돼 '똥덩어리' '잡초' '쓰레기' 등 보통사람이면 쓸 수 없는 적나라한 표현까지 쓴다. 하는 짓은 '밥 맛'(?)인데 그럼에도 그에게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자기에게 엄격하며, 일에서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철저한 원칙주의자다. 외모를 비롯해 주변도 깔끔하다. 거기에 권력까지 있으니, 여성들로 보면 "내 스타일!"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강마에가 매력적인 것은 따뜻한 가슴이 있다는 것이다. 가슴이 따뜻하면 어떤 식이든 전달되기 마련이다. 강마에는 그것이 들킬까봐 더 못되게 위장하는 면이 있다. 알고 보면 여린 속내의 남자가 내면을 감추기 위해 '강짜'를 부리는, 어떻게 보면 철부지 같은 면이 '모성'이란 위대한 포용력을 가진 여성의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

영화'카사블랑카'의 릭(험프리 보가트)은 나치에 협력해 돈을 버는 나쁜 놈이다. 정의도, 조국애도 그에게는 먼 이야기. 오로지 자신의 이익이 최선이다. 그가 일라이자(잉그리드 버그먼)를 만나면서 따뜻한 속내를 드러낸다. 겉으로는 무심한 척, 냉정한 척 하지만 결국 그들 부부를 무사히 탈출시켜준다.

송해성 감독이 연출한 '파이란'의 강재는 3류 양아치다. 불법 테이프를 유통시키다 구류나 사는 정도의 볼 품 없는 건달. 위장 결혼한 파이란(장백지)의 죽음을 보면서 그는 착한 심성을 드러낸다.

맥 라이언과 러셀 크로우 주연의 '프루프 오브 라이프'에도 착한 남편을 구하려다 남성적이며 무뚝뚝하고, 퉁명스럽지만 가슴 한켠에 사랑을 감추고 있는 인질 협상가에게 사랑을 느끼는 아내가 나온다.

'팜므 파탈'(Femme Fatale)은 남자를 곤경에 빠트리는 치명적인 '악녀'를 가리킨다. 나락에 빠지는 줄 알면서도 묘한 매력에서 헤어날 수 없는 여인이다. 그 반대 개념이 '옴므 파탈'(Homme Fatale)이다. 나쁜 놈인 줄 알면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남자다.

나쁜 남자가 끌리는 이유는 늘 가식적이며 착한 모습을 보이려는 남자보다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남자에 대한 호기심이 크게 작용한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자칫 환상에 빠질 수 있다. '따뜻한 가슴'을 느끼지 못하면, 그것은 '질 나쁜 놈'일 뿐이다. 그렇게 보면 '나쁜 남자'에도 종류가 많다. 유념하시길··· .

김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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