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는 '공자 되기'다. 동양의 대학자 공자가 어떻게 성인의 반열에 올랐을까? 천재이기 때문에? 아니다. 바로 책 읽기를 통해서다.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공자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성인이 된 것은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했기 때문이다."('책 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가을은 天高馬肥(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이다. 10월 11일은 22회 책의 날이었다. 서점에 들러 책 한권을 구입하는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취향은 제각각이다. 미리 원하는 책을 정한 후 서점을 찾는 경우도 있지만 잘 아는 작가나 기다렸던 작품을 찾거나 표지 디자인과 제목, 책의 내용, 관련 분야 등에 따라 달라진다. 필자의 경우도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최우선은 눈에 띄는 책을 집어 앞부분 10여 쪽 분량을 훑어보는 것이다. 오'탈자가 많을 경우 책에 들이는 정성과 완성도에서 부족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게 대부분이다.
2002년 구입한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은 예외였다. 더러 눈에 띄는 오'탈자가 있었지만 내용에 끌려 구입했다. 시애틀의 파이크 플레이스 어시장 생선 상인들로부터 배운 단순한 교훈을 실제 생활에 적용시키며 변화를 이끌어 낸 이야기가 줄거리다.
이 책에서 오'탈자가 나오는 문장 몇 토막.
"누구든지 그 모습을 보았다면 이들이 가장 절친한 친구 사이라는 것을 금새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녀의 표정을 금새 알아채고, 로니는 그녀를 시장 밖으로 인도했다."
인용 문장에 나오는 '금새'는 '금세'의 틀린 표기다. '금새'는 물건의 시세나 값을 뜻하며 "금새를 알아보다."로, '금세'는 지금 바로의 뜻으로 '今時(금시)에'가 줄어서 변한 말로서 "소문이 금세 퍼지다."로 활용한다.
이 외에도 "현실세계에는 완벽하고 이상적인 직장을 쫓는 것을 막는 많은 조건들이 산재해 있다."는 문장이 나오는데 여기에서 '직장을 쫓는'은 '직장을 좇는'의 잘못이다. '좇다'는 남의 말 등을 따라 그대로 하다, 목표'이상'행복 따위를 추구하다의 뜻을 지닌다. "시장에 가시는 어머니의 뒤를 좇아 나서다." "여론을 좇다." "명예를 좇는 청년" 등으로 쓰인다. '쫓다'는 억지로 몰아내다, 잡기 위해 뒤를 따르다, 물리치다의 뜻으로 "참새 떼를 쫓다." "흉악범을 쫓다." "졸음을 쫓으려고 찬물로 세수를 하였다." 등으로 활용한다. 책을 읽으면서 눈에 띄는 오'탈자를 찾아 출판사에 메일로 보냈더니 수정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줬다. '펄떡이는 물고기처럼'은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그 후 이야기'에 이어 '펄떡이는 물고기처럼3'까지 출판돼 있다.
올가을에는 오'탈자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책읽기를 하여 우리 모두 '공자 되기'를 해보자.
성병휘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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