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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기의 필름통] 불경기와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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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의 치마가 치렁치렁해졌다고 한다.

안젤리나 졸리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의상을 입고, 제시카 심슨도 바닥을 쓸고 다니는 듯한 옷을 입고 자주 나타난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가 반영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어두운 전망을 내놓자 과도한 노출은 사라지고, 길게 늘어진 의상들이 속속 등장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열린 '2008년 여름 컬렉션'의 옷들이 모두 긴 의상들이어서 디자이너들이 올해의 불황을 기가 막히게 예측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때 할리우드 여배우들의 의상은 노출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가수이자 배우인 쉐어는 중요 부분만 겨우 가린 황금색 팬티를 입고 나와 팬들을 경악하게 했고, 데미 무어도 노출에서는 대가의 경지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여배우들도 앞다퉈 노출에 앞장서기도 했다. 이제 그 노출을 볼 수 없다는 말인가?

패션은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거울로 여겨지고 있다.

'불황에 미니스커트가 유행한다'는 주장도 있고, 반대로 '불황에는 치맛단이 내려온다'는 주장도 있다.

패션과 경기를 연결시킨 속설의 유래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이 경제적으로 팽창하던 그 당시 여성들의 치맛단이 아찔할 만큼 위로 올라갔다. 수영복조차 다리를 가리던 시절이었다. 그때 다리 노출은 역사 기록에 남을 정도였다. 곧이어 30년대 경기침체가 오면서 노출은 완전히 사라졌다. 에드워드 챈슬러가 쓴 '금융 투기의 역사'에 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가설이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기도 한다. 10년 전 IMF 관리체제 때 한국에서는 단순한 선으로 된 미니멀리즘 스타일이 유행했다.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인한 불황기에는 미국에서도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인 미니스커트가 유행했다.

주가의 등락에 따라 여성들의 머리 장식과 비교하기도 하지만, 어디까지나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

심리적으로 우울하고 비관적인 느낌이 들 때 자신을 감추려는 경향도 있고, 오히려 파격적인 노출로 타개하려는 심리도 있다. 디자이너들이 불황에서 자신의 작품을 두드러지게 보이게 하기 위해 노출을 선택하기도 한다. 갖가지 사례들로 봐서 어디에 붙여도 무관해 보인다.

하긴 할리우드 스타들이 불황을 소시민들처럼 느끼기나 할까.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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