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에 아이들의 놀이터가 있을까?'
도심재창조 취재팀은 지난 10일 자전거를 타고 1차 순환선 내 도심 곳곳을 들여다 보았다. 국채보상공원이 있는 종각네거리에서 출발해 동인네거리, 교동네거리 쪽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블록씩 구석구석 돌았다. 도심 속에서 작은 휴식처가 되어 줄 소공원이나 놀이터가 어디에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하나도' 없었다.
최근 각 기초자치단체가 부족한 공간 속에서도 인구나 건물 밀집지역에 꼬박꼬박 만들고 있는 미니파크(mini park), 포켓공원(pocket park), 쌈지공원 등 소공원이나 놀이터는 찾을 수 없었다.
경상감영공원,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2·28기념중앙공원 등 3곳을 빼면 종로초등학교 운동장, 화교소학교의 아스팔트 운동장이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의 전부였다. 원룸·빌라가 밀집한 문화동과 성내동 일대에는 학교를 마친 학생들이나 어린이들이 많았지만 흙을 만지고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었다.
직장인이나 자영업자들이 점심시간 또는 업무 도중에 잠시 나와 쉴 만한 곳도 보이지 않았다. 건물 옆에 삼삼오오 모여 담배를 피우며 잠시 떠들다가 일터로 되돌아가는 모습만 흔했다. 재창조를 위한 휴식은커녕 숨돌릴 공간조차 가까이 없는 게 대구 도심의 현주소다.
세계 도시들은 부드러운 잔디와 키 큰 나무들, 벤치가 있는 '그림 같은 공원'의 시대는 갔다고 얘기하고 있다. 교통 발달로 인해 푸른 자연은 교외에서 더욱 크고 넓게 만끽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력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제 주목받는 것은 도심이 곧 공원이 되는 공간이다. 방치된 땅이나 버려진 공간을 살려 주위와 어울리게 푸르고 쾌적한 공간으로 꾸민다. 잘 조성된 가로수와 넓은 인도만 있으면 벤치와 조형물을 설치해 누구나 쉬어갈 수 있도록 한다. 각각의 공원들은 고립되지 않도록 걸어다닐 수 있게 연결하고, 그 길로 한참을 가면 탁 트인 광장이 나타나는 도심 산책로까지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있다.
특별취재팀 김재경·서상현기자
댓글 많은 뉴스
[단독] 예성강 방사능, 후쿠시마 '핵폐수' 초과하는 수치 검출... 허용기준치 이내 "문제 없다"
[르포] 안동 도촌리 '李대통령 생가터'…"밭에 팻말뿐, 품격은 아직"
李 대통령 "검찰개혁 반대 여론 별로 없어…자업자득"
이재명 정부, 한 달 동안 '한은 마통' 18조원 빌려썼다
김민석 국무총리 첫 일정 농민단체 면담…오후엔 현충원 참배·국회의장 예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