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C&그룹, 우방 매각 배경과 향후 전망은?

'자구 회생' 실낱같던 희망도…

'실낱같던 자구 회생 가능성도 이제는…'

C&우방의 매각 발표가 나오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안타까운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법정관리 졸업 이후 정상 경영이 가능한 회사가 4년만에 다시 M&A 대상이 됐을 뿐 아니라 매각 가능성이나 자구 회생 가능성 또한 낮은 탓이다.

임직원들은 "C&그룹(회장 임병석)이 조선업에 무리하게 뛰어들면서 우방의 자금난을 악화시킨데다 그룹의 부실한 경영능력이 우방의 위기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매각 가능성은

C&그룹이 우방을 매각키로 결정한 만큼 최대 관심사는 매각 가능 여부.

금융권은 물론 우방 임직원조차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우방의 자본 총계는 2천380억원에 매출은 2천20억원이지만 부채가 3천50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다 C&중공업에 원화로 170억원, 외화로 2억7천만달러의 지급보증을 선 상태며 PF를 통한 지급보증은 수천억원에 이르고 있다.

또 올 8월 이후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되면서 시공중인 14개 현장중 이달까지 9개 현장이 공정률 미달로 대한주택보증에서 사고사업장으로 등록, 보증 처리를 진행중에 있다. 또 3개월째 임금이 밀린 상태이며 6개월 이상된 미지급 하도급 대금도 상당한 규모에 이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도급 순위는 62위지만 자산은 거의 없고 감당할 수 없는 부채만 남아 있다"며 "매각은 물론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 모두 쉽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우방과 함께 매각 대상이 된 랜드 또한 비슷한 상황이다. C&그룹은 매각 자료에서 지난해 기준 자산 913억원에 매출 215억원, 당기순이익 4억7천만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 상반기 기준으로 8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900억원을 투입해 매출이 200억원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한 적자 기업을 당장 살 곳이 있겠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매각 배경은

매각 발표후 C&우방 직원들은 "당초 18일로 예정된 금융권의 건설사 워크아웃 신청 마감일을 앞두고 시간을 벌기 위해 가능성 없는 매각 발표를 했을 것"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방 임직원들의 그룹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상당한 수준이다. 회생 기회가 여러차례 있었지만 그룹 경영진의 C&중공업 등을 살리기 위한 욕심이 우방을 갈곳 없는 위기 상황으로 내몰았다는 것.

한 간부는 "자금난이 불거진 9월 이후 워크아웃을 신청을 통한 회생 가능성이 있었지만 그룹이 시간을 끌어왔고 이 과정에서 시공 현장 대부분이 자금난으로 사고사업장이 돼 회사 존립 근거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무리하게 시작한 조선사업을 위해 우방을 발판으로 삼았고, 또 우방이 위기에 몰리자 파장이 그룹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매각 시장에 내놓은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금융권도 "우방 위기는 주택경기 침체도 있지만 C&그룹이 무리하게 차입금을 끌어다 조선소에 쏟아부은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우방의 운명은

매각 발표로 우방의 앞날은 더욱 예측이 불가능하게 됐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우방이 어음을 발행하지 않아 '부도'가 나지 않았을 뿐 정상적으로 어음을 지급했다면 이미 부도처리 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 그룹에서 금융권을 통한 워크아웃 신청 카드를 포기했고 매각이 불발로 끝나면 마지막 남은 카드는 기업회생절차개시(법정관리) 신청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우방의 한 직원은 "시공 현장이 무더기 사고사업장 처리되기 전에 기업회생절차개시를 신청했다면 가능성이 있었지만 현재는 이마저 쉽지 않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2000년 8월 부도처리 이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4년만에 눈물겹게 회생을 했지만 다시 우방은 '내일을 알 수 없는' 8년전 모습으로 되돌아가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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