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당 '탕평론' 다시 논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경선 경쟁 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에 임명한 것을 계기로 한나라당내에서 다시 탕평론이 일고 있다.

탕평론의 골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내 화합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지만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내년초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박 전 대표가 참여할 여지가 있을지 여부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만 박근혜 총리론이 성사 여부이다.

이는 현 정국의 상황과도 맞물리면서 묘한 여운을 주고 있다. 겉으로 파열음을 내지 않고 있을 뿐이지 여전히 내연하고 있는 계파간 갈등은 이제 어떤 형태로는 해소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계파 갈등 해소를 통한 당력 집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제위기 해소라는 큰 과제를 안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내년도 국정운영 추동력 상실과 당내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친이 내부에서는 내년이 이명박 정부가 일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이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탕평인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꾸준히 말이 나왔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지난 달 경제위기와 관련해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극찬하면서 '능력위주의 인물 등용'을 주장한 바 있다. 박 전 대표도 최근 "최고로 잘할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사라면 전(前) 정부의 인사라도 쓸 수 있어야 한다"며 탕평 인사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친박의 등용이 아닌 '능력위주의 인사'라는 점에서 글자 그대로 탕평론이다. 그러나 지금 나오고 있는 탕평론의 내용은 박 전 대표의 총리기용설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힐러리를 껴안은 오바마를 벤치마킹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친박 인사들은 "개각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박 전 대표 중용론'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대신 친박 인사들에 대한 포용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친박의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이 "복당한 친박의원 19명이 박희태 대표와 밥한 그릇 먹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역시 친박인 김태환 의원도 최근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오찬에서 "대통령이 친박 의원들과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친이측이 앞장서 포용력을 발휘해 줄 것을 당부했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