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내년도 예산안의 회기 내 처리를 공언하고 나섰지만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넘기는 구태가 되풀이될 전망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18대 국회 원구성이 늦어지면서 국회일정이 지체됐다는 이유로 내달 8일까지 예산안의 본회의 처리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예산결산특위는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13명의 여야 예결위원으로 예산안 계수조정소위원회(위원장 이한구 예결위원장)를 구성했고, 내달 1일 첫 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예산안심사에 착수, 늦어도 8일까지는 심사를 마친다는 목표를 정했다.
하지만 일부 상임위에서 부별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데다 여야가 종합부동산세 개편을 비롯한 주요 쟁점법안 처리 문제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예산안의 회기 내 처리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감세 및 재정지출의 동시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은 대규모 감세정책의 재고 요구로 맞서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정부가 재수정예산안을 제출하지 않으면 계수조정소위 불참까지 고려하고 있어 합의한 기한(12월 8일) 내의 예산안 처리 여부도 사실상 물건너 갔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조급해진 한나라당은 시일 내의 통과를 촉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입장 변화없이는 협조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예산안을 다음달 9일까지는 반드시 처리해야 한국 경제가 살아날 길이 열린다"며 내년도 예산안의 정기국회 회기 내 처리를 야당에 강력 촉구했다. 그는 "예산안처리가 늦어질 경우 경기부양책을 위한 여러 조치들이 효력을 잃을 수밖에 없으며 이번에 처리 못하고 내년에 집행해본들 그 효과는 6~8월이 넘어서야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부자감세를 철회한 수정예산안을 제출한다면 빨리 처리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혀 한나라당의 입장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여야의 당리당략에 따라 예산안처리가 시한을 넘겨 표류할 경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여야가 힘을 합치겠다는 '민생우선' 약속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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