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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네가 OO아들이구나" 반갑다며 사과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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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년시절이었던 1960년 중반, 읍내 5일장 가는 길목에, 사과 아니 능금밭이 있었다. 엄마 따라 장에 가는 봄날엔 하얗게 꽃이 피어 있던 능금밭은 가을이 끝날 무렵 할아버지 따라 묘사 갈 때는 빨갛게 익어 바람에 흔들리는 거울 빛이었다. 너무 탐스럽고, 먹음직스러워 주인 몰래 하나 따먹으려고 살펴 보았지만 두텁게 둘러쳐진 탱자나무 울타리는 나를 얼씬도 못하게 했다.

어느 여름날 엄마를 조르고 졸라 보리딩기 두어 되를 자루에 담아 능금을 바꾸러 능금밭으로 가는 길은 햇볕이 뜨거워 머리가 벗겨질 것 같았지만 능금을 많이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은 날아갈 것 같았다.

능금밭 대문에 들어서니 송아지만 한 개가 나를 보고 짖어대는데 나는 무서워 한 발자국도 뗄 수가 없었다. 꼼짝도 못하고 있는 나를 보고 주인아저씨는 "개를 묶어 두었으니 괜찮다"고 하시며, "어느 동네 누구 아들이냐"고 물으시기에 "돌아가셨지만…" 하고 아버지 존함을 알려 드렸더니 너무 반가워하시며, "너그 아버지와 나는 친구 사이였단다. 참 좋은 친구였는데…" 하시며 보리딩기를 담아간 자루에 무거워 못 들고 올 정도로 능금을 담아주셨다. 뒷날 알고 보니 비바람에 낙하한 능금이었지만 그날 이후 그 능금밭이 우리 것인 양 아이들에게 자랑을 얼마나 했는지 모른다. 아버지 친구 능금밭이라고….

정성필(대구 달서구 유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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