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親朴좌장 김무성 의원 발언 '파장'

정치권에 이재오 전 의원의 조기 복귀설이 확산되면서 친이-친박간에 미묘한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전 의원의 조기 복귀가 실현되면 한동안 잠잠했던 '친이-친박' 갈등이 재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은 최근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지금 완전히 무장해제하고 있는데 (이 전 의원이) 들어온다면 이쪽을 또 치려고 할 테니까, '또 전쟁이 시작되는구나'는 마음으로 신발끈을 동여매고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며 "이재오씨가 들어오면 가만히 있겠느냐. 입각설도 있고, 국정원장설도 있고 하니 뭔가 움직일 것"이고 말했다.

이처럼 김 의원이 이 전 의원의 조기 귀국에 불편한 심기를 표시하자 친이측도 불쾌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내년 초 이 전 의원의 귀국이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인위적으로 막으려는 것은 또 다른 분쟁을 낳을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친이측 인사는 "김 의원이 이같은 흐름에 앞서 견제구를 날려 이 전 의원의 운신의 폭을 좁게해 조기귀국을 막으려는 의도"라며 "하지만 내년이 되면 이 전 의원의 귀국은 자연스런 흐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친박측 한 의원은 "당이 화합해서 잘 가야될 때 그런 인사가 들어와 분란이 생겨서는 곤란한 것 아니냐"면서 "그야말로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합해야 하는데 크든 작든 분란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조용히 몸을 낮추고 있다가 때가 되면 정치를 재개해야 한다"면서 "본인이 지난 총선에서 왜 낙선했는지에 대해 뼈저린 반성없이 같은 행태를 반복한다면 여권 전체에 분란만 일으키고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자신의 발언이 큰 파장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자 김무성 의원은 한발 물러서는 듯하면서도 친이측과의 '일전불사' 의지를 감추지도 않았다. 그는 "우리는 전혀 싸울 생각이 없지만, 이 전 의원이 복귀하면 저쪽에서 우리가 본인들을 칠 것이라는 생각에 우리를 공격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준비를 해야한다는 상황을 설명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재오 전 의원은 지난 4일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주최한 뉴욕 강연회에서 "비자가 끝나기 전에라도 제 스스로 판단해서 지금 미국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한국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그때는 들어갈 것"이라며 조기 복귀 가능성을 시사했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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