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민들은 대구 도심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문화적 가치나 관광 매력에 대해서도 낮게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관된 전략이 사실상 없었다고 할 수 있는 대구시의 도심 정책에 대해서도 성과가 없었다는 평가가 2/3를 차지했다. 도심재창조를 위해서는 주거환경 개선, 친환경 도시공간 조성, 보행 중심의 교통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매일신문사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21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대구 시민 700명을 대상으로 지역·성·연령별 3단층화 무작위추출로 전화면접조사해 나타난 결과로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3.69%p 이내의 표본오차를 가진다.
◇대구 도심 이미지 및 문화적 가치와 관광 매력도
대구 도심 하면 떠오르는 느낌이나 이미지에 대해 시민들은 긍정적인 이미지(42.2%)에 비해 부정적 이미지(57.8%)가 다소 강했다.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는 이유로는 복잡하고 삭막한 도심 분위기를 꼽은 응답이 29.5%로 가장 많았으며 놀이 및 여유 공간 부족(7.5%), 환경오염(3.5%) 등을 지적했다. 긍정적인 이미지로는 생활편의시설(6.0%), 동성로와 중앙로 등 거리(5.6%), 녹지공간(4.4%) 등을 들었다.
도심의 주거환경에 대해서는 도로망이나 대중교통 등 교통여건(61.4점), 쇼핑·의료·문화시설 등 생활편의시설(59.9점) 등에는 높은 점수를 줬으나 매연과 소음 등 친환경성(46.4점), 역사성이나 주민 수준 등 인문환경(44.3점), 발전가능성이나 투자가치(44.2점) 등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대구 도심을 이루는 거리와 골목, 공원과 문화유산 등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인지도(각 콘텐츠별 100%)는 동성로(98.6%), 중앙로(93.1%), 남성로-약전골목(90.4%) 등 거리와 국채보상공원(95.6%), 2.28기념공원(83.4%) 등 공원이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향촌동(55.9%), 종로(53.3%), 화교거리(25.3%), 대구읍성(18.1%), 진골목(15.3%), 뽕나무골목(7.9%) 등 대구 근현대사를 대표하는 공간과 골목에 대한 인지도는 낮아 그동안 대구시의 도심 계획이 도심의 역사성과 독창성을 살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음을 보여줬다. 이들의 문화적 가치와 관광 매력도에 대한 평가도 대구읍성(54.3점)이 다소 높았을 뿐 북성로 공구골목(48.7점), 뽕나무골목(47.8점), 화교거리와 진골목(47.4점) 등에서는 낮게 나타났다.
대구 도심의 전반적인 문화적 가치와 관광 매력도에 대해서는 좋다는 반응이 16.0%에 그친 반면 좋지 않다는 반응이 52.0%로, 점수로 환산하면 38.6점에 불과했다.
다른 광역시와 비교해서는 더욱 부정적으로 나타나 좋다는 반응이 10%인 반면 좋지 않다는 반응이 61.9%로, 점수로는 33.3점에 그쳤다.
◇도심재창조 관련 사업과 계획 평가 및 방향
도심재창조와 관련된 대구시의 사업이나 계획, 성공 가능성, 아이디어 등에 대한 조사 결과 역시 흥미로웠다.
대구시의 장기발전계획에 도심재창조가 포함되어 있고 일부 계획들이 실행에 옮겨지고 있지만 그동안 대구시의 도심정책에 대해서는 성과가 있었다는 견해가 33.1%인 반면 성과가 없었다는 견해가 64.0%를 차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도심재창조 과정에서 중요하게 지켜야할 덕목으로는 주민 참여가 첫 번째(49.4%, 중복응답)로 꼽혔다. 주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주민 참여를 통해 계획을 수립·추진해야 한다는 것. 또 도심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생활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경제적 가치까지 생산함으로써 도심재생을 통해 지역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일도 중요하다(46.3%)고 지적됐다. 아울러 인근 지역 및 도심 주변지역과의 연계(31.0%), 지속가능한 주거환경과 친환경적인 도시공간 조성(29.0%), 보행자와 대중교통 중심의 교통계획(19.9%) 등이 주요한 덕목으로 거론됐다.
반면 우려되는 문제로는 계획의 수립과 추진 과정에 주민의견 수렴 및 참여 미흡(41.6%), 특정 지역·지구 중심의 개발(40.3%), 수익성에 치중한 불균형 개발(33.1%) 등이 꼽혔다.
대구문화창조발전소 조성에 대해서는 지난 11월 의견조사에서도 시민들의 인지도는 21.7%로 낮은 데 비해 역할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는 60.4%로 높게 나타났다. 인지도가 높은(65.5%) 문화예술인들도 기대한다는 반응이 83.5%로 대단히 높았다.
한일극장 앞 횡단보도 설치에 대해서는 보행자 편의를 위해 설치해야 한다는 견해가 58.4%인 데 비해 설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견해도 38.1%로 적지 않게 나타났다. 20대 이하와 50대 이상 연령층, 주부와 학생 등 대중교통 이용률이 높은 계층에서 찬성이 65%를 넘은 반면 자가용 이용률이 높은 30대와 40대에서는 50% 미만으로 나타났다.
도심재창조를 위한 아이디어로는 주거환경 개선과 친환경 도시공간 조성(25.1%)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가장 많아 과거와 같이 원주민을 몰아내는 개발 중심의 도심 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다음으로 보행자 중심/교통여건 개선(14.2%), 다른 지역과의 균형적인 도시개발(12.0%), 일자리와 지역 경제 창출(10.9%), 도시디자인 개선(6.6%), 관광/축제 활성화 및 역사공간 보존/복원(각 6.0%) 등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매일신문이 도심재창조 시리즈를 통해 제기한 보행자 중심 교통체계 구축, 녹지공간 확보, 역사문화유산 활용, 주거환경 개선, 도시디자인 개선 등의 방향이 시민들의 인식과 궤를 같이 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별취재팀 김재경·서상현기자 사진·이채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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