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여자를 즐겁게 하는 저렴한 재미

쇼핑~참으로 짜릿한 단어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쇼핑에 열광한다. 500원짜리 머리핀을 하나 사든 몇 백만원짜리 명품을 사든 물건을 구매했을 때의 그 기쁨은 별 차이가 없다.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쇼핑 또한 글로벌스럽다. 인터넷이 발달되면서 굳이 해외로 가지 않아도 해외쇼핑도 가능하게 되고 그렇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집에 가만히 앉아서 모든 필요한 물건들을 살 수 있다. TV홈쇼핑부터 인터넷쇼핑, 카탈로그 쇼핑 등 발품 팔며 힘들게 돌아다니지 않고도 실로 다양한 상품들을 눈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거의 매달 몇천원짜리라도 꼭 사야하는 날 두고 인터넷쇼핑 중독 초기라고 남편이 장난 어린 웃음으로 놀려대지만 그럴 때마다 난 당당히 고런 저렴한 재미까지 내게서 빼앗지 말라고 말한다.

쇼핑은 여자에게 그렇다. 우는 애한테 주는 사탕처럼 달콤하다. 개인적으로 인터넷 쇼핑으로는 주로 자잘한 물건만 구매하지만 홈쇼핑은 또 다르다. 주로 꼭 필요한 가전제품이라든가 조금 목돈 들여 장만해야 할 것들을 구매하게 되는데 그건 바로 사은품의 유혹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일반 매장에서는 받을 수 없는 혜택(?)들을 홈쇼핑에서는 척척 해주더라. 그래서 어떤 때엔 필요한 물건을 방송하는 시간까지도 알아 봤었던 기억이 있다. 방송 중 쏟아지는 사은품의 유혹을 맛봤기 때문에. 물론 실패를 맛봤던 적도 있다. 먹을거리는 절대로 홈쇼핑을 추천할 수가 없다. 방송 중 소개되는 먹을거리와는 사뭇 달랐던 그 배신감은 오래오래 남았다. 먹는 것이기 때문에 더 화가 났었다.

여러 번 홈쇼핑의 오점에 대해 뉴스에도 나오고 또 홈쇼핑용 상품이 따로 있다고 다들 수군수군거려도 쉽사리 눈을 돌릴 수 없게끔 절묘하게 상술을 펴서 전화 수화기를 들게 만드는 능력들을 가진 홈쇼핑의 마력.

현명하게 살아가는 여자라면 중독의 선을 넘지 않고 나만의 철칙을 세워두고 쇼핑할 필요가 있다. 꼭 사야 할 물건이라면 메모를 해두고 가격도 어느 정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저렴한지 비싼지 비교할 수도 있고 쓸 돈을 미리 정해두면 뜬금없는 카드 대금으로 머릴 쥐어뜯을 필요도 없다. 그래서 나도 개인적으로 2009년 봄맞이 목표를 하나 세워봤다.

3개월간 쇼핑 굶기. 내겐 달콤한 초콜릿 같은 쇼핑이지만 중독의 늪에 빠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한번 지켜보려고 한다.

3개월을 잘 버틴 내게 스스로 과한 상을 주지 않길 바라며 꼭 지키리라 결심한다.

남향옥(대구 수성구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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