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축사 공해' 놓고 주민들-농장주 마찰

"악취·해충 등으로 상권 타격" VS "바로 옆 음식점 허가가 잘못

축사에서 내뿜는 악취와 해충, 소음 때문에 인근 상인들과 농장주 간 마찰이 잇따르고 있다.

대구시 동구와 칠곡 경계지역인 칠곡 동명면 기성리에서 10여년간 음식점을 경영해온 도현석(46·성주한우명가 대표)씨 등 주민들은 대구은행연수원 아래 쪽 축사에서 뿜어내는 지독한 냄새와 분진(닭털), 해충 때문에 식당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축사 이전이나 최소한 악취 방지 및 해충 억제시설을 설치 등의 근본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 일대 상가 주민 25명으로 구성된 '대왕재 축사 악취방지 대책위원회'는 이에 따라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상복 위원장(53)은 "여름이나 저기압일 때는 숨쉬기조차 어려운 악취와 들끓는 파리떼 때문에 고통이 심하다. 고객들도 발길을 돌리는 바람에 주변 상권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성 삼거리에서 파계사 쪽으로 넘어가는 대왕재 조금 못미친 오른편 산자락에는 3개의 농장이 8천㎡에 이르는 돈사와 축사 및 닭 사육시설을 두고 2천여마리의 돼지와 150여두의 젖소 및 한우 그리고 10만마리가 넘는 닭을 사육하고 있다.

이에 대해 D농장 대표 W씨는 "많은 시설투자를 해놓은 축사 바로 옆에 음식점 허가를 내준 것부터가 잘못"이라며 "악취와 해충 억제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칠곡 왜관읍 금산리 일대 상가 주민들은 인근 개사육장에서 나오는 냄새와 소음 때문에 영업에 지장을 받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행정기관에 고발하고 검찰에도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 부근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강문구(59)씨는 "특히 야간에는 수백마리의 개를 사육하는 두 곳의 무허가 건축물에서 요란한 개짓는 소리와 함께 지독한 비린내와 소독약 냄새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할 지경"이라며 "주민들의 해묵은 민원 해결에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육장 관계자는 "냄새 방지를 위해 최대한 애쓰고 있다"며 "하루아침에 건물 철거와 이전을 요구하는 것은 생업을 포기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칠곡군 환경보호과는 무허가 사육시설에 대해서는 경찰에 고발 조치를 했고, 축사의 악취와 해충 문제는 시설 개선과 생균제 사료지원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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