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이해하는 우리의 인식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관습적·형식적인 것이다. 시간을 이해하고 측정하는 방법을 역법(曆法)이라고 한다. 일년의 기점은 어떤 정확한 기준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고 대략적인 몇 개의 기준치를 두고 역법을 제정한 당시의 지배적인 사회관념하의 가치관에 의해 결정되어진다는 사실이다.
음력은 달의 운동에 근거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달의 변화는 잘 나타내 주지만 태양의 움직임은 잘 나타내 주지 않는다. 계절의 변화는 태양의 운동에 의하여 결정되므로 음력 날짜와 계절의 변화는 잘 일치하지 않는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음력에서는 태양의 운동을 표시하여 주는 '24절기'를 도입하여 같이 사용한다. 따라서 음력은 태양의 움직임을 24절기로 표시하여 주기 때문에 태음태양력(太陰太陽曆)이라고 한다. 즉 달(태음)과 태양의 운동을 모두 고려하여 주는 역법이란 뜻이다.
절기는 태양의 운동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양력의 날짜와 일치하게 된다. 실제로 달력을 놓고 보면 24절기는 양력으로 매월 4∼8일 사이와 19∼23일 사이에 온다. 절기와 절기 사이는 대부분 15일이며, 경우에 따라 14일이나 16일이 되기도 한다. 이는 지구의 공전 궤도가 타원형이어서 태양을 15도 도는데 걸리는 시간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일찍이 중국 하나라 때는 인월(寅月)을 그 해의 시작으로 삼았으며, 은나라 때에는 축월(丑月) 12월을 세수로 삼았다. 다시 주나라 때 자월(子月)을 세수로 하여 1월에 동지가 들었다. 따라서 주나라 역법은 당시의 역사적 기록물 등을 본다면 오늘날의 월 개념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오늘날 인월을 한 해의 시작으로 삼은 것은 한나라 무제(기원전 141~87)부터였다. 태초 원년(기원전 104년) 한무제 때 11월을 갑자(甲子)월로 하고, 동지일 야반을 갑자(甲子)일 갑자(甲子)시로 하여 역원을 정립하고 인월을 세수로 삼았던 것이다. 무제의 태초력(太初曆)은 중국에서 제정된 최초의 역법으로 인월 입춘을 세수로 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명리학(命理學)에서는 일년의 시작을 입춘(立春)으로 한다. 하지만 태음태양력(太陰太陽歷)을 사용하는 동양의 역법에서는 전통적으로 모든 역법의 출발점을 동지(冬至)로 삼았다. 동지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어지는 시기가 되어서 이 동지를 기점으로 새롭게 출발한다는 관점에서 가장 특별히 취급하여 왔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동짓날을 '아세'(亞歲)라 했고, 민간에서는 흔히 '작은 설'이라 하였다고 한다. 태양의 부활을 뜻하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 다음 가는 작은 설의 대접을 받은 것이다. 그 유풍은 오늘날에도 여전해서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제 며칠 후면 동지가 온다. 다사다난했던 기축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새로운 기운인 경인년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진정한 범띠 자녀를 두고자 하면 양력으로 2010년 2월 4일 오전 7시 47분이 지나서 태어나야 된다. 이때는 음력으로는 12월 21일이다. 즉 간지로는 경인년 무인월 을유일 경진시 이후에 태어나야 범띠의 인물이 된다. 2009년과 달리 내년의 구정설날은 입춘이 10일 지나서 양력으로 2월 14일이다. 아무튼 내년 경인년에는 많은 신생아들이 탄생하여 미래의 한국을 짊어지기를 기원해 본다.
혜명학당(다음카페-혜명동양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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