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의 여름 투쟁(夏鬪)이 본격화하면서 산업현장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수출 주력 산업을 노리는 미국의 '상호관세' 압박에 더해, 노동계가 연일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자동차·조선·건설업 등 주요 산업계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정부와 여당이 상법 개정안 통과에 이어 노란봉투법, 주 4.5일제 등 기업을 옥죄는 법안 처리에만 나서고 있어 한국 경제 위기에는 '팔짱만 끼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상호관세 부과 일정과 외국산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면서 재차 한국을 언급했다. 그는 "유럽연합(EU)과 한국 등 일부 국가가 관세를 낮추기 위해 자국 시장을 개방하려 한다"며 "알다시피 한국은 상당한 관세를 내고 있다"고 했다.
내달 1일 상호관세 부과 예고 시한을 앞두고 한미 협상은 통상을 넘어 안보까지 포괄하는 형태로 영역이 확대됐다. 미국은 자국 상품 구매 확대를 통한 무역 불균형 해소부터 한국의 대미 투자, 소고기 등 농산물 시장 개방, 한국 국방비 확대 등의 요구를 쏟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입법과 노정 교섭 정례화 등을 요구하며 16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반노동 정책 폐기,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는 노란봉투법 입법, 사회 공공성 강화 등을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금속노조도 오는 18일까지 사흘간 부분 파업을 벌이며 투쟁에 힘을 보태려는 모양새다.
당장 현대자동차 생산에 차질이 발생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모트라스 조합원들이 이날 파업에 동참하면서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이날 오후 현대차 울산 5개 공장의 대부분 생산 라인 가동률이 떨어졌으며, 일부 생산 라인은 멈춰 섰다.
노동계 파업을 두고 일각에서는 노동계가 '정권 기여' 명분을 내세워 정치적 이득을 추구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친노동 정책을 잇달아 추진한 정부가 되레 노동계의 '청구서'를 자초한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 내외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미 정점을 지나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피크 코리아'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면서 "국내외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기업이 흔들리면 일자리는 물론 전체 경제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정치권과 노동계 모두 직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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