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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병휘의 교열 단상] 누구를 사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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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가 좁아 이전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구시 신청사 후보지 선정 작업이 본격화된다고 한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이전에 신청사 후보지가 발표되면 지역 간 갈등이 증폭될 우려가 높아 용역 결과 발표와 전문가 토론 및 대시민 공청회 등을 거친 후 10월쯤 후보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구시 청사 면적은 1만9천㎡로 부산 대전 광주시 청사보다 협소하며 직원 1인당 면적도 다른 광역시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10여 개 산하 조직이 별도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앞에 서술된 문장에서 "이 때문에 10여 개 산하 조직이 별도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면 청사가 좁아 여유가 없는 대구시가 남에게 건물을 빌려준다는 틀린 표현이 되어 버린다. 이처럼 '임대'와 '임차'를 혼동하면 엉뚱한 표현을 낳을 수 있다. '임대'(賃貸)는 임금을 받고 자기 물건을 상대편에게 사용'수익하게 하는 일이며 '임차'(賃借)는 삯을 내고 물건을 빌리는 것을 뜻한다.

'임대'와 '임차'와 같이 '사사'와 '사숙'에 대한 표기도 자주 틀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독일 뷔르츠부르크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까지 마친 그녀는 경북예고를 거쳐 계명대 피아노과에서 김난희 교수를 사사했다."

"아버지는 그림을 잘 그려 미술 선생님의 추천으로 일본 교토의 미술가 밑에서 사숙하기 위해 유학을 떠나게 되었다. 일본 화가 밑에서 사숙하면서 현실과의 괴리, 한국인에 대한 푸대접 등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사사'(師事)는 스승으로 섬기다, 스승으로 섬기며 그의 가르침을 받다라는 뜻으로 '누구를 사사하다' '누구에게서 무엇을 사사하다' 형태로 쓰인다. '누구에게 사사하다'란 표현은 틀렸으며 '누구에게서 무엇을 사사하다'란 표현이 맞다. "그는 전재만을 외경했을 뿐만 아니라 전재만을 사사했다." "그는 김 선생에게서 창을 사사하였다."로 쓰인다.

'사숙'(私淑)은 직접 가르침을 받지는 않았으나 마음속으로 그 사람을 본받아서 도나 학문을 닦는다는 뜻으로 "플라톤이 소크라테스를 얼마나 사숙하고 경도하고 앙모하였는지는, 플라톤이 신에게 드린 네 가지 감사 속에서 넉넉히 읽을 수 있다."로 쓰인다. 앞의 예시 문장에서 '교수를 사사했다'는 맞지만 '밑에서 사숙하기 위해' '밑에서 사숙하면서'는 틀린 표기란 것을 알 수 있다.

12월 7일부터 18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세계기후변화회의가 열렸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 만든 각종 물질들이 지구를 병들게 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임대도 임차도 할 수 없는 지구를 훼손치 않고 후손들에게 유산으로 고이 물려주는 게 우리의 사명이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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