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입천장과 코뼈가 없는 언청이 장애를 가진 상호(가명·10).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상호는 장애로 인한 마음의 상처 외에도 왕따로 인한 정서장애까지 앓고 있었다. 하지만 대구시종합복지회관에서 치료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상호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결 마음의 위안을 얻은 데다 전문적인 치료까지 더해지면서 안정을 되찾은 것.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봉경씨는 "지난해만 해도 반에서 꼴찌였던 아이가 연말에는 반에서 4등으로 올라섰다"며 "이렇게까지 달라질 줄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노력하는 만큼 공부가 되지 않아 스스로 '학습장애가 있는 것 아닌가' 고민했던 문영철(가명·17)군. 문군은 종합복지회관의 심리검사와 진로탐색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학습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았다. 문군은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공부하는 방법을 몰랐던 것 같다"며 "혼자 고민에,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렸는데 상담을 통해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했다.
대구시종합복지회관 평리 별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아동·청소년 심리발달센터'가 저소득가정 학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심리적·정서적 문제를 않고 있으면서도 비용부담으로 치료받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학생들이 전문적이고 장기적인 상담과 치료를 통해 안정을 되찾고 있는 것. 지난 한 해 동안 1천여명의 학생들이 개별치료를 받았고, 19개 심리치료 프로그램에는 6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 모두 2천300여명이 센터를 이용했다.
치료와 상담을 원하는 학생들은 상담 예약 후 초기면접(개별상담)을 통해 심리검사와 행동관찰을 실시하게 되며, 결과에 따라 개별 혹은 집단 심리치료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지능검사, 아동행동평정척도검사, 투사검사, 진로탐색, 성격 및 정서검사 등도 실시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부모상담도 함께 진행한다. 센터 관계자는 "아동의 이상행동은 부모나 가정문제에서 기인한 경우가 많다"며 "이 때문에 부모교육을 위한 다양한 심리치료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 1천400여명의 학생들 중에서는 행동장애(28.3%)가 가장 많았으며 정서장애(26.1%) 또래관계(11.8%) 발달장애(5.7%) 양육환경(3.9%) 등의 문제를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청소년 심리발달센터'는 2006년부터 계명대와의 관학협력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검사와 상담은 상담심리를 전공한 계명대 석·박사과정 20여명의 전문상담원 및 심리치료사가 맡고 있다.
또 최윤경 교수를 비롯한 8명의 심리학과 교수들이 상담프로그램 개발과 중증장애아 상담 등을 담당하고 있다.
박나연 담당자는 "사회양극화가 심해지면서 가정해체와 상대적 빈곤 등으로 심리적·정서적 장애를 겪는 아동·청소년들이 급증하고 있어 더 많은 정부 차원의 지원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의 053)656-3971.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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