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연예인들은 성형 사실을 쉬쉬하며 불문에 부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몇년 전부터 오히려 경쟁적으로 자신의 성형 사실을 밝히는 연예인들이 늘고 있다. 보톡스를 정기적으로 맞는다는 둥, 눈과 코만 했으니 별 것 아니라는 둥, 이제는 성형 고백이 토크쇼 프로그램의 주요 소재가 될 정도다.
최근 톱 걸그룹 멤버들이 잇따라 성형 의혹을 해명했다. 네티즌들에게 성형 의혹을 받으며 곤욕을 치러온 여성 아이돌 스타들이 토크쇼 프로그램을 통해 성형 사실을 고백한 것.
애프터스쿨 유이는 KBS 2TV '상상더하기'에서 "데뷔 후 '얼굴을 다 고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며 "평소 짝눈이었기 때문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살짝 눈을 집는(?) 수술만 했다"고 성형 의혹을 해명했다.
걸그룹 카라의 구하라도 최근 SBS '강심장'에서 "처음으로 밝힌다. 여성 아이돌이 이렇게 밝힐 수 없다"며 "사실 여성 연예인이라면 예쁘게 보이고 싶어한다. 근데 저는 어릴 때 얼굴이 그대로다. 조금 더 예뻐진 것 뿐이다"고 말했다.
구하라는 "쌍꺼풀이 있었는데 사장님이 사진에 눈이 흐리멍텅하게 나온다고 한번 집자고 해서 집었다. 코는 주사 한대만 맞자고 해서 맞았고, 치아가 원래 제일 예뻐야 되는 부분이라고 해서 교정받았다"며 "조금씩 고친 건데 사람들이 얼굴 전체를 다 고쳤다고 말해 억울했다"고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지난해 가장 급부상한 스타 중 한명인 '8등신 송혜교' 정가은은 아예 성형 사실을 토크쇼 프로그램의 주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정가은은 "처음에 쌍꺼풀 수술을 제대로 하지 않아 세번 만에 지금의 눈을 갖게 됐다"고 솔직히 고백해 촬영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 후로는 아예 '성형 전문가'를 자칭하면서 성형을 오히려 권하고 있다.
2년 전 성형수술을 했던 탤런트 양미라는 SBS '강심장'에 출연, 성형으로 인한 마음고생을 모두 털어놨다. 한때 '버거소녀'라는 이미지로 사랑을 받았던 양미라는 이미지 변신을 위해 성형수술을 했다. 그리고 수술의 후유증이 사라지기도 전에 화보를 찍어 발표, 팬들에게 뭇매를 맞아야 했다. 대인기피증이 생길 정도. 스스로 "여성라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욕심이 과했다"고 말할 만큼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보여주고 복귀를 선언했다.
이제 여성 톱스타들의 성형 고백은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정형화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성형 논란에 시달리던 여성 연예인들은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성형 사실을 고백한다. 토크쇼 프로그램 역시 이를 환영한다. 자극적인 소재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어야 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여성 연예인들의 성형 고백만큼 입맛에 맞는 소재거리도 드물다.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성형사실을 고백하면 그 이후로 '당당하게 성형 고백한 연예인'이라는 보도가 잇따른다. 이렇게 여성 연예인들은 토크쇼 성형 고백을 통해 면죄부를 얻고, 프로그램은 시청률을 얻는다.
때로는 성형 부작용이나 성형 후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연예프로그램에 등장해 복귀를 알리기도 한다. 연예인과 토크 프로그램이 공생하는 방법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단독] 김민석 子위해 법 발의한 강득구, 金 청문회 간사하려다 불발
'불법 정치자금 논란' 김민석 "사건 담당 검사, 증인으로 불러도 좋다"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