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가창력의 주인공 박미경(45)이 돌아왔다. 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시원한 가창력과 화끈한 성격은 여전했다. 음악에 대한 열정도 전혀 바뀌지 않았다.
박미경의 신보 '2010 디럭스 에디션'(Deluxe Edition)은 지난 2005년 5월 발표한 7집 '미키 세븐 뉴 스타일'(Miky Seven New Style) 이후 약 4년 6개월 만에 나오는 것이다. 1999년 헤어졌던 프로듀서 김창환과 10년 만에 재회했고, 20년을 넘게 봐온 서울예대 국악과 후배 김건모가 참여했다. 여러모로 박미경에게는 의미가 깊은 앨범이다.
"어떤 음악을 해야 할 지 확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그냥 음악을 놓고 지냈죠. 지난해 김창환을 다시 만나면서 앨범을 내기로 했죠. 김창환 프로듀서는 연습생 때부터 저를 봐와서 제 장단점을 잘 알아요. 밖에서 헤맬 필요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함께 하게 됐죠. 김건모와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런 건모가 음반에 참여해줘서 고맙습니다."
김창환은 지난달 급성심근경색 수술을 받은 직후에도 병상에서 박미경 음반을 진두지휘 했다. 김건모는 수록곡 '어떻게'를 작곡해 박미경에게 선사한데 이어 박미경과 듀엣곡으로 입을 맞추기도 했다. 음반에는 9곡의 신곡과 기존의 히트곡 7곡 등 총 16곡의 노래가 실렸다.
'민들레 홀씨되어' '화요일에 비가 내리면'과 같은 발라드 넘버와 함께 '이브의 경고' '이유같지 않은 이유' 등 폭발적인 댄스곡을 두루 히트시킨 박미경은 이번 앨범에서 발라드곡과 댄스곡을 동시에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다. '어떻게'와 보컬 버전으로 편곡한 클론의 '돌아와'가 공동 타이틀곡이다. 박미경의 발라드 감성과 폭발적 퍼포먼스를 동시에 보여주는 선택이다.
"제가 원래 발라드곡 '민들레 홀씨되어'로 데뷔를 했잖아요. 제가 부르는 발라드곡을 좋아하는 팬들도 있고, 동시에 댄스곡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사실 무대에서의 반응은 댄스곡이 더 좋죠. 이번 활동에는 두 장르를 모두 타이틀곡으로 내세워 팬들에게 만족을 주려고 합니다."
타이틀곡 '돌아와'는 1998년 듀오 '클론'이 불러 히트시킨 노래다. 어떻게 박미경이 부르게 됐는지 궁금했다.
"'돌아와'는 원래 제 노래였어요. 그런데 1997년에 제가 유학을 떠난 사이 후배인 '클론'이 불렀더라고요. 원래 제 노래가 저에게 돌아온 셈이죠."
박미경은 40대 여가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늘씬한 몸매와 건강미 넘치는 피부를 유지하고 있었다. 시원한 가창력도 그대로다.
"과거에는 여가수가 20대를 넘기면 생명이 다 했다는 인식이 있었죠. 그런데 그렇지 않아요. 30, 40대 가수들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또 있는거죠. 저나 신효범, 이은미와 같은 가수들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오랜만에 신보로 돌아온 박미경은 음악 프로그램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도 열심히 출연할 예정이다. 또 중소규모의 무대에서 팬들을 만날 계획도 갖고 있다. 고급스러운 30, 40대 음악을 알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박미경은 1985년 '민들레 홀씨되어'로 강변가요제를 통해 데뷔했다. 25년차 가수인 셈이다. 중견가수 박미경에게 후배 가수들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요즘 가수들은 어렸을 때부터 트레이닝을 받고 데뷔를 할 수 있어서 부럽습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부터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불렀지만 성인이 되기 전까지 데뷔를 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요즘은 그렇지 않잖아요. 어릴 때부터 트레이닝을 받아서 그런지 실력도 다 출중하고요. 가요계에 희망을 보는 듯해요."
그가 특히 눈여겨 본 가수는 이효리. 스스로 '원조 이효리'라고 너스레를 떠는 박미경은 "퍼포먼스 능력도 뛰어나고 예능감도 있다. 자신의 노래도 너무 잘 소화해 낸다"고 칭찬했다.
박미경에게 가족 얘기도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2002년 미국인 사업가 트로이 아마도 씨와 결혼해 가정을 이뤘다. 연예계에 소문난 잉꼬부부다.
"서양사람 특유의 개인주의적인 사고가 아티스트에게는 딱 맞는 것 같습니다. 내가 가수라는 사실도 크게 신경 쓰지 않죠. 남편은 하와이 사람인데, 미국 본토 사람과는 또 달라요. 시댁 식구들이 모두 인정도 많고, 이해심도 깊어요."
박미경에게 근황을 물었더니 "필리핀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한다"고 전했다.
"필리핀에도 집이 있어요. 그 집엔 농장이 있는데 가축도 키우고 농사도 지으면서 살죠. 필리핀은 제2의 고향입니다."
박미경에게는 아직 2세가 없다.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더니 그는 "3년전에 2세 계획을 접었다"며 "아이를 위해 헌신하는, 엄마다운 생활 습관을 갖지 못했다"고 답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박미경은 음악 생활을 위해 가정 생활을 조금 양보하기로 했다. "오늘도 불평 없이 오전 7시에 일어나서 스케줄을 소화하는 중"이라고 웃는 박미경이다.
"노래를 들려주면서 관객들에게 많이 배워요. 그래서 계속 가수 활동을 하고 싶죠. 음악과 인생이 다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저 스스로 더 배우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음악 생활을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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