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조수간만의 차는 리아스식 해안을 만들었다. 바닷물의 거친 드나듦은 흙을 허물고 바위를 깎아내 해안을 따라 멋진 비경들을 만들어졌다. 충남 서산의 황금산은 그런 자연이 준 선물 중의 하나다. 서산에는 울창한 숲, 그리고 해식(海蝕)으로 인한 기암절벽, 그리고 갯벌의 생태 등 곳곳에 명소와 볼거리를 품고 있다. 황금산은 해발 130m에 불과한 볼품없는 산이지만 오솔길이 아름답고 탁 트인 서해바다와 주상절리의 풍광이 조화를 이룬 곳이다. 아직은 일반에게 그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꾼들 사이에서는 '숨겨놓고 몰래 찾는' 명승지로 유명하다. 산과 해안과 낙조가 3색 화음을 이룬 서산 황금산으로 떠나보자.
망망대해 가운데 솟은듯 한 조망
황금산은 예부터 금(金)이 있는 산이라 하여 황금산(黃金山)이라 불렸으며, 지금도 이곳에 가면 금을 캐던 폐광이 남아있다. 원래는 항금산(亢金山)으로 칭했고 옛 읍지에도 그렇게 기록되어 있다. 높이는 겨우 100m를 넘겼지만 망망대해 가운데 불쑥 솟아난 산처럼 사방에 시원한 조망을 펼쳐 놓았다.
여러 고속도를 경유하지만 대구에서 3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경부고속도로에서 호남고속도를 갈아타고 다시 대전~당진 고속도로를 탄다. 서해고속도로를 이어서 달리고 서산에서 대산읍을 지나 국도를 계속 가다 보면 '독곶리'라는 이정표와 황금산이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온다. 요즘은 갈림길마다 황금산 안내표지가 있어 찾아가는 길은 무리가 없다.
서해바다를 마주한 곳에서 주차를 하고 산행에 나선다. 우측에 철조망이 외벽처럼 둘러쳐진 대산산업단지를 바라보며 등산에 나선다. 산의 주능선은 거의 임도 수준. 20여분이면 산의 주능선에 올라선다. 좌측은 정상과 황금산사(黃金山祠)로 가는 길이다. 20여분이면 왕복할 수 있으니 산사에 다녀오는 것도 좋다.
매년 봄 임경업 장군 제향
황금산사는 옛날부터 임경업 장군의 초상화를 모신 조그마한 당집이다. 인근 주민들이나 어업을 하는 사람, 배를 부리는 사람, 채약(採藥)을 하는 사람과 소풍객들이 풍년이나 풍어 또는 안전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고 치성을 드려왔다. 임 장군은 명나라에 구원병을 요청하러 떠날 때 태안을 거쳐 갔기에 이곳과 인연을 맺고 이곳의 산신으로 숭배되고 있다. 당집이 허물어져 거의 형태도 없었던 것을 1996년에 기업의 도움을 받아 서산시에서 복원하여 황금산사라 이름 짓고 매년 봄철에 제향을 지내고 있다.
절벽해안 따라 곳곳 비경
황금산사를 다녀온 후 주능선을 타고 직등으로 가다보면 전망대와 헬기장이 나타나고 대산산업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등산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드디어 바닷가에 내려서게 된다. 탁 트인 서해의 전망과 망망대해의 거대한 배들이 눈에 들어온다,
해변은 지형이 특별하다. 주상절리의 절벽해안으로 온통 돌무더기다. 추락한 암벽의 파편이 많고 곳곳에 비경이 숨겨져 있다. 주상절리의 절벽이 해안으로 장대하게 치솟았고 그 절벽마다 낙락장송의 소나무들이 경치를 보태고 있다. 향나무가 직벽에 붙어 자라는 울릉도 절벽해안을 연상케 하는 선경이다.
해변은 오염되지 않은 몽돌들이 장식하고 있다. 아름다운 기암과 매치된 천길 나락의 절벽과 조수간만의 차가 빚어낸 해벽바위들의 자태가 환상을 자아낸다. 바위마다 굴들이 천지다. 호미 하나만 가져가면 안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서해바다 마시는듯 한 '코끼리 바위'
바닷가에 다시 내려서면 거대한 해식동굴이 나타난다. 동굴 너머로 가파른 해벽이 나타난다. 조금은 위험한 듯 보이지만 경험자의 리드 아래 침착하게 진행하면 초보자도 충분히 넘을 수 있다. 아기자기한 해벽을 오르내리면 짜릿한 전율과 스릴을 동반한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황금산 해벽 트레킹의 최고 하이라이트는 코끼리 바위. 거대한 코끼리가 서해바다를 마시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머리와 코 사이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썰물 때에만 사람이 빠져나가거나 지나갈 수 있다.
전체를 다 여유있게 즐기며 돌아보려면 4시간여 소요되고, 등산과 여행을 떠나기 전 사전에 꼭 먼저 해야 할 것은 물때를 알아보는 일이다. 서해 바닷물이 빠지지 않은 시간에 다녀오면 산행과 여행의 묘미가 삼분의 일로 줄어들어 그곳까지 간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여정에 들를 만한 곳은 삼길포항이나 무슬목이 있다.
이 곳도 가보세요
일출'일몰'월출까지 한 곳에서 볼 수 있어
▶당진 왜목마을
왜목마을은 '양면이 바다라 왜가리 목같이 생겼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전국에서 일출, 일몰, 월출 광경까지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이유는 포구의 독특한 지형구조 때문. 해안 쪽에서 바다 너머 경기도 화성군까지는 육지가 멀고 수평선이 동해안과 같은 방향이어서 일출, 일몰, 월출을 함께 볼 수 있다. 해변이 남쪽으로 길게 뻗어있는 충남 서해의 땅끝 마을인 셈이다.
난지도 관광유람선 운항…신선한 회맛도
▶삼길포 포구
서산에서 대산을 지나서 당진으로 가는 길 중 대산읍소재지를 지나 38호선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15분 정도 후에 대호방조제가 나오는데 대호방조제가 시작되는 곳 옆에 위치하고 있다. 삼길포는 당진 소속으로 되어 있는 소난지도와 대난지도를 관광할 수 있는 유람선이 운항되며 각종 신선한 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글'사진 산정산악회 지홍석 대장 san32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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