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직장폐쇄 들어간 발레오, 경주서 철수하나

지난 16일부터 무기한 직장폐쇄에 들어간 경주지역 자동차 부품 회사인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주)가 직장폐쇄란 강수를 둔 것은 한국에서 철수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노사 전문가는 "프랑스 기업인 발레오는 외환위기 이후 정부로부터 여러 특혜를 받으며 한국에 진출했는데 10년이 지난 지금 혜택이 줄어들자 한국에서 발을 빼기 위한 작업에 나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주) 강기봉 사장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발레오 본사는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 등 노사 갈등으로 인해 한국에 추가 투자를 기피하고 있으며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한국에서 완전 철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사 노조가 최근 정상적인 근무를 하면서 생산 수량을 줄이고 품질을 높이는 방식으로 태업을 벌이자 회사 측은 단 한차례도 노사간 대화를 갖지 않고 직장폐쇄란 강수로 맞섰다. 정연재 노조지회장은 "지난 4일 노조가 부분파업을 한 것은 경비직원의 생산직 전환배치 등으로 회사 측이 구조조정을 하는 것으로 알고 위기의식을 느껴 실시한 것"이라며 "이는 경비직원도 금속노조 조합원으로 인정한다는 지난해 노사합의를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주지역 자동차 부품 업체 중 두번째로 규모가 큰 이 회사는 종업원이 875명으로 국내 완성차 업체에 스타트 모터와 교류발전기 등의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1999년 프랑스 기업인 발레오가 다른 기업을 인수해 이 회사를 설립했으며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천57억원이었다.

한편 경주시 노사민정협의회는 18일 경주시청에서 위원장인 백상승 경주시장을 비롯해 근로자, 사용자, 민간 관계자, 각 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주) 노사분규에 따른 노사실천 권고문을 채택했다. 협의회는 권고문에서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의 노사 갈등은 노사 모두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지역 사회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노사 상호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대화와 교섭을 통해 하루빨리 정상조업이 이뤄지도록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참석한 발레오전장시스템스 노사 양측 대표는 서로의 입장을 되풀이할 뿐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직장폐쇄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주)는 전국금속노동조합 발레오만도지회의 쟁의 행위로 정상적인 회사 경영이 불가능함에 따라 회사의 재산과 시설을 보호한다며 16일 오전 6시30분부터 직장을 폐쇄했다.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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