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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독재자의 服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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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복장은 휘황찬란하다. 사람들의 눈을 끄는 위압적 디자인에다 형형색색의 견장과 약장, 훈장을 덕지덕지 붙인 것이 보통이다. 2차 대전 때의 무솔리니나 17년간 칠레를 강압 통치한 피노체트의 복장이 그랬다. 그러나 노회한 독재자의 복장은 그렇지 않다. 매우 소박하다. 히틀러나 스탈린, 마오쩌둥이 그랬다.

이 점에서 히틀러는 유별났다. 그는 나치 선전상 괴벨스의 권고에 따라 나치당의 간부들에게는 화려한 옷을 입도록 권하면서도 자신은 의도적으로 수수한 옷을 입었다. 그의 제복에는 금몰도 견장도 깃에 다는 배지도 견대(肩帶)도 없었다. 달린 것이라고는 1급 철십자 훈장과 나치당의 배지뿐이었다. 그 결과 나치 당 간부들은 독일 국민에게 거만한 사람으로 각인되었던 반면 히틀러는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으로 비쳐졌다. "내 주변 사람이 화려하게 차려입어야 나의 수수함이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이 같은 연출은 워낙 강력한 권력을 가졌기 때문에 굳이 특별한 제복이나 훈장이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이기도 했다.('히틀러와 처칠, 리더십의 비밀' 앤드류 로버츠)

스탈린도 소박한 군복을 입었다. '왕별' 견장이 달린 소련군 장성들의 제복과는 달리 옷의 장식물은 소련 노동영웅 기장뿐이었다. 그는 평범한 인민 출신에 겸손하고 수수한 인간으로 비쳐지길 원했다. 그래서 그는 1943년 부여받은 소련 원수 지위와 눈부신 흰색의 원수 제복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외무인민위원이었던 몰로토프에게 이렇게 툴툴거렸다. "무엇 때문에 내게 이 모든 것이 필요한가?"('독재자들' 리처드 오버리) 이런 이미지 조작은 대중들에게 이들 독재자가 자신들의 문제를 함께 나누고 이해하는 사람인 동시에 함부로 가까이 갈 수 없는 인물로 각인되게 했다.

북한 김정일도 허름한 옷차림의 마술을 구사하려 애쓴다. 겨울철에는 허름한 파카에 털모자, 여름철에는 수수한 갈색 점퍼와 바지 차림이다. 6일 함흥시 군중집회에 참석했을 때도 예의 허름한 파카에 털모자를 쓰고 있었다. 최고급 외제 사치품 수입에 매년 수억 달러를 탕진하는 그가 복장만은 '인민의 티'를 내는 목적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인민의 고통을 같이하는 자애로운 지도자'로 보이기 위해서일 것이다. 과연 북한 인민들은 그 의도에 속아줄까. 겉으로는 속는 척해도 속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정경훈 논설위원 jghun31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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