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발견, 작은 감동 등 살아가면서 겪은 경험이나 모임, 행사, 자랑할 일, 주위의 아름다운 이야기, 그리고 사랑을 고백할 일이 있으시면 원고지 3~5매 정도의 분량으로 사진과 함께 보내주십시오.
글을 보내주신 분 중 한 분을 뽑아 패션 아울렛 올브랜 10만원 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많은 사연 부탁드립니다.
보내실 곳=매일신문사 문화부 살아가는 이야기 담당자 앞, 또는 weekend@msnet.co.kr
지난주 당첨자=정종숙 (대구 달서구 이곡동)
다음 주 글감은 '부부'입니다
♥ 가정형편 어려운 학생 도시락 챙겨줘
수년 전부터 스승의 날은 가슴이 아려오는 날이 되었다. 내게도 부모님 같은 스승이 계셨다. 오십 중반을 넘어 나의 머리에도 서리가 내렸고 휴대폰을 손에 들고도 어디에 뒀나 찾곤 하는 나이가 되었다. 40년이 다되어가지만 나의 중학교시절의 등대이셨던 선생님을 잊을 수 없다.
중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은 따뜻한 미소로 힘들 때마다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달리기를 잘한다며 육상대회에 나가보라고 추천해 주셨고 그 결과 육상대회에서 상을 타 신문에 나기도 했다. 가정형편이 기울어 동생들을 돌봐야 하는 장녀인 나에게 아이들 몰래 손수 도시락을 챙겨주셨던 선생님. 취업을 위해 실업계로 진학하려는 나에게 등록금을 보태주시며 인문계 진학을 도와 주셨다. 나에게 주셨던 그 등록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꿈과 희망이었다. 항상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끊임없이 배우라고 하신 그 말씀은 나의 인생 목표가 되었다.
중학교 졸업 후 매년 찾아뵈었지만 서울로 취직하는 바람에 선생님과 연락이 끊어졌다. 취직 후 나에게 주셨던 은혜를 갚고자 몇 년간 쉼 없이 일해 돈을 모았다. 그러나 시간은 화살같이 지나가버렸다. 은혜를 갚기 위해 대구에 내려와 몇 달에 걸쳐 겨우 선생님을 찾았다. 그런데 선생님이 돌아가셨단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다. 좀 더 일찍 찾아뵙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고 몇 달 동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선생님! 스승의 날에 찾아뵐게요. 직접 얼굴을 뵙지 못하고 사진으로밖에 뵙지 못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아려옵니다. 선생님은 국어 선생님이라 편지 읽기를 좋아하셨다. 제가 쓴 편지 읽고 계시죠? 제 인생에 등대가 되어주셨던 선생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장진희(대구 달서구 상인2동)
♥ 가정방문 오셨는데 아무도 없는 척
해마다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학창 시절의 일들이 후회된다. 중학교 1학년 때 가정 선생님이시자 담임 선생님께서 가정방문을 오셨다. 그때만 해도 재래식 부엌이라 부엌문을 닫아 놓은 채 금방 하교해서 배가 고파 밥을 찾아 먹던 중인데 마당에서 선생님이 부르시는 것이었다. 밥을 입에 한입 가득 넣은 채 숨을 죽이고 대답을 하지 않았다. 집에는 나밖에 아무도 없었고 어른들은 들에 나가고 안 계셨다. 부끄럽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가슴만 쿵쾅쿵쾅 거렸다. 두세 번을 부르시더니 그냥 가셨다.
지금 이런 말씀을 드리면 기억을 하실까?
몇 년 전부터 중학교 때의 담임 선생님과 전화통화는 가끔씩 한다. 마음이 언짢고 속이 상할 때면 선생님께 하소연을 늘어놓기도 한다. 그러면 선생님은 언제나 다정하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선생님은 내가 나이가 들어도, 할머니가 되어도 변함없는 선생님이시다. 선생님! 사랑해요.
손해숙(의성군 금성면 산운2리)
♥ 졸업 후 찾아뵙자 사주신 자장면
문득문득 생각나는 초등학교 때 나의 담임 김덕조 선생님께
선생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딱 한 번 선생님을 찾아갔을 때 선생님께서 자장면을 사주셨는데 그때 자장면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시 연락을 하려고 해도 휴대폰을 잃어버렸는데 폰에 저장되어 있는 전화번호가 기억이 안 나서 연락 못하고 있어요. 중학교 와서 수업시간에 손을 들다 보면 선생님 생각이 막 납니다.
선생님께서는 발표하면 멸치를 고추장에 찍어 주셨잖아요. 그게 정말 맛있어서 발표를 서로 하려고 소리지르다 보면 교실안 분위기가 웃음꽃이 피었잖아요. 선생님이랑 함께했던 초등학교 때가 그립습니다. 선생님 졸업식 때 만들어주신 CD에 우리들 수업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잖아요. 심심할 때 한 번씩 열어보면 더 그리워지고 보고 싶어집니다.
선생님이 궁금할까봐. ^_^ 우리엄마는 초등학교 때 게시판에 글 쓴 것처럼 요즘 e-study 게시판에서 놀아요.
선생님이 계실지 모르지만 스승의 날 초등학교 친구들이랑 선생님 만나러 가려고 합니다.
그때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건강 조심하시고 안녕히 계십시오. 성규 올림.
양성규(대구 북구 복현2동)
♥ 수술받는 제자 보러 4시간 달려와
42년 전인 1968년, 중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은 학기 내내 우리들에게 열정과 패기를 불어넣어주려 애쓰셨습니다. 때론 단체기합도 서슴지 않으시고 선생님의 영어시간엔 '오 스잔나'를 목청껏 부르며 음악시간으로 바뀌기도 했습니다.
중학교를 졸업한 지 37년이 지난 2006년, 더 늦기 전에 선생님을 꼭 한 번 찾아봐야겠다고 수소문하여 수원의 경기대학교 인문학장실에서 선생님께 큰절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절을 하는 제 손을 잡아 일으키시며 "아이구, 바닥이 찬데"라고 말씀하시는데 주름진 선생님의 얼굴과 손등을 보며 코끝이 찡해왔습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다시 시작해 봐. 남을 위한 글이 아닌 자신을 위한 글을…"이라고 말씀하시며 중학교 시절과 마찬가지로 나의 글쓰기를 응원하셨다.
다음해 봄, 저는 화사한 5월을 서울의 한 병원 병상에서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이틀 전 종양 제거수술을 받고 병실에 모로 누워 있던 어린이날 오후, 힘겹게 병실로 들어서시던 선생님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곳까지 몇 번의 전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중간중간 쉬었다가 오시느라 4시간 만에야 도착하셨다던 선생님. 아! 저는 너무 죄송스러움에 또 한 번 눈물이 흘리고 말았습니다.
선생님! 요즘은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자주 전화도 못 드리는 것 같습니다. 한 번씩 전화를 드리면 제 건강부터 먼저 궁금해 하셨죠. 어린 시절부터 항상 제게 삶의 용기를 불어넣어주셨던 그 은혜, 오래도록 잊지 않을 것입니다.
선생님! 오래도록 건강하십시오. 제자 웅교 드림.
서웅교(대구 수성구 범어4동)
♥ 인생의 선생님 돼 주신 직장 상사
아주 힘들고 어려울 때 누군가 도움을 주고 조언을 해준다면 그분이 곧 선생님일 것입니다. 3년 전,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어 방황하고 있을 때 직장상사이신 조 이사님을 만나는 순간 묶여 있던 보자기 끈을 푸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조 이사님께서 직원으로 받아주시고 배려해주심에 내 인생에 조금씩 웃음꽃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영업실적이 늘 이사님께 만족을 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이사님의 인생경험을 배우는 것 또한 하나의 영업실적이라 생각합니다. 매주 경험을 통한 이야기로 직원들을 일깨워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어떤 이는 잔소리로 듣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자장가로 듣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제게는 금보다도 귀한 말씀입니다.
항상 모든 직원들의 든든한 힘이 되어주심을 감사하며 모자라는 부분을 배우고 습득하여 나의 것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오래도록 우리들에게 힘이 되어주십시오. 사랑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김태구(대구 달성군 다사읍)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李대통령,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와 정상회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