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동미륵반가사유상(金銅彌勒半跏思惟像), 백자 거북형(龜形) 앙부일구(仰釜日晷·해시계), 7층 대리석 소탑(小塔) 등 문화재들이 대구에서 대거 공개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일부 전문가 의견 및 성분 분석 등을 토대로 진품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들 문화재에 대한 국가적이고 체계적인 고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고미술수집가 유성철(52)씨는 21일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백자 거북형 앙부일구, 7층 대리석 소탑 등 문화재 3점을 본지를 통해 전격 공개하고, 건립 예정인 칠곡 왜관 성 베네딕도수도원 박물관에 기증할 뜻을 밝혔다.
공개된 금동미륵반가사유상은 국보 83호인 반가사유상(93.5㎝)을 2배로 확대해 놓은 듯 높이가 190㎝를 넘는 크기이다. 이 반가사유상은 국보 83호와 비교할 때 인체 묘사가 더욱 진전되었으며 보다 더 한국적인 조형미를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로 유물수집가 박종학(78·달성군 화원읍)씨는 "이 반가상이야말로 삼국시대를 대표하는 불상으로 중국의 규범에서 벗어나 한국 조각을 완성시킨 동양미술사의 기념비적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유씨는 2008년 자신이 일본에서 수집해온 이 반가사유상의 좌측 손바닥 안 내형토 시료를 채취, 경북대 공동실험실습관 성분 분석에서 탄소 26%가 확인돼 미국 베타사에 연대측정을 의뢰한 결과 6, 7세기의 것이라는 회신도 받았다고 말했다. 문화재감정사인 유씨는 반가사유상의 상호나 조각기법 및 아연이 많이 함유된 재질로 미뤄 제작지를 삼국 중에서도 신라로 추정하고 있다.
2006년 일본에서 들여온 흑상감 백자 거북형 앙부일구는 상감기법이나 백자 태토는 물론 시각선·계절선의 모양과 24절기가 아닌 20절기를 쓴 것으로 미뤄 15세기에 만들어진 해시계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교토의 고려박물관 등에 19세기에 제작된 백자 앙부일구 3점이 있으나 국내에는 아직까지 도자기 앙부일구가 소개된 적이 없다는 것. 전상운 전 문화재위원(전 성심여대 총장)은 "과학문화재로 지대한 가치를 지닌 이 앙부일구를 25년 전 일본에서 접하고 연구를 한 적이 있다"며 "조선 초기에 제작된 이 귀중한 문화재가 어떻게 고국으로 돌아왔는지 감개가 무량하다"고 했다.
올 초 역시 일본에서 들여온 고려시대 6각7층 소탑은 기단 측면에 '고려국(高麗國) 홍복사(弘福寺)'란 명문이 새겨져 있다. 탑의 재질이 화강암이 아닌 대리석일 뿐 북한의 국보 24호인 홍복사(평양) 6각7층 석탑의 축소판으로 추정된다. 높이가 2m10㎝로 가람의 실내 배치용으로 보이며, 층마다 탑신의 모든 면에 오목한 창을 파고 불상을 양각한 것이 고려 후기 탑의 품격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유씨는 "대구경북의 고미술 연구동호인 모임인 '참우회'의 적극적인 지원과 일본인 소장가와의 오랜 교류 끝에 이루어진 결실"이라며 "고향인 칠곡 왜관의 성 베네딕도 수도원에 박물관이 건립되면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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