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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념과 투지, 사력 다한 90분…한국, 우루과이에 1대2 분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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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강함을 보여줬다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은 한국에 두 번의 승리를 허락하지 않았다.

26일 오후 4시(현지시각) 한국 축구대표팀은 이곳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8강 진출을 노렸으나 아쉽게 1대2로 무너졌다.

한국의 16강 진출로 기분 좋게 다시 찾은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는 좋지 않았다. 눈으로 보기에도 양쪽 골대 앞은 누런 땅이 드러날 정도였고 그라운드 곳곳도 땜질 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

관중석엔 우루과이 응원단이 대표팀의 하늘색 유니폼을 입고 손에 큼지막한 국기를 하나씩 든 채 자리 잡고 있었다. 이렇게 많은 국기가 밀집해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을 정도다. 이에 맞서 한국 응원단은 대형 태극기 2개를 관중석에 펼치며 대표팀의 기를 살렸다.

전반 5분 만에 한국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박지성이 돌파하다가 우루과이의 파울로 왼쪽 페널티지역 앞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박주영이 감아 찬 공은 골문을 향해 날아가다 왼쪽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고, 관중석에선 '아~'하는 아쉬움의 탄성이 깊이 흘렀다. 이어 3분 뒤 골키퍼와 수비진의 실수로 상대 골잡이 수아레스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한국은 이후 힘을 냈고, 경기는 밀고 밀리는 시소게임으로 이어졌다.

후반에는 시작에 앞서 예보대로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스타디움에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비는 한국 편이었다. 전반 선제골을 내준 후 주도권을 잡은 한국은 후반 초반부터 우루과이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우루과이가 수비 위주의 경기를 한 것도 이유지만 한국 선수들의 이기고자 하는 집념과 투지가 대단했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15분 김재성을 빼고 이동국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몇 차례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국은 후반 23분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 우루과이 문전 오른쪽에서 기성용이 올린 공은 우루과이 수비진의 머리를 맞고 높게 튀어 올랐다. 우루과이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와 베테랑 수비수 디에고 루가노가 공의 방향을 쫓아 뒤늦게 몸을 움직이던 사이, 문전 오른쪽에 있던 이청용이 높이 솟구쳐 헤딩슛을 날려 동점골을 터뜨렸다.

한국의 일방적인 공격에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은 엄청난 함성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마치 한국의 홈그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듯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35분 우루과이의 수아레스에게 통한의 골을 내주고 말았다. 후반 41분 이동국에게 마지막 결정적인 득점 기회가 주어졌으나 골키퍼에 걸린 뒤 골문에 들어가기 직전 수비가 걷어내면서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사력을 다한 한국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쓰러져 아쉬운 눈물을 흘렸다. 허정무 감독은 멍하니 그라운드를 바라보다 걸어 나가 선수들을 위로했다. 한국 응원단은 비를 맞으며 끝까지 열광적으로 선수들을 응원했고 마지막까지 선수들을 격려하며 기립 박수를 보냈다.

비록 경기는 졌지만 한국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 멋진 경기였다.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에서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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