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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루마니아판 '양귀비' 루페스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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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국지색(傾國之色). 당 현종과 양귀비처럼 20세기 초 루마니아의 카롤 2세와 정부(情婦) 마그다 루페스쿠의 만남은 루마니아 역사를 구렁텅이 속으로 곤두박질치게 했다.

젊은 루페스쿠는 재치 있고 말주변이 좋으며 큰 키에 녹색 눈과 붉은 머릿결의 소유자로 체격은 통통했다. 걸을 때는 엉덩이를 크게 흔들어 섹시미와 야성적 매력을 발산했다.

왕세자 카롤 2세와 만난 것은 1923년 한 자동차 경주대회. 이미 각자 결혼한 상태였던 둘은 급속히 연인관계로 발전했고 스캔들은 루마니아 전역에 퍼졌다. 그럼에도 카롤 2세는 스캔들을 숨기려하지 않았고 왕위계승권마저 포기해버렸다.

1930년 우여곡절 끝에 카롤 2세가 다시 왕위에 오르자 루페스쿠는 숨은 권력자로서 국정을 농단, 루마니아 전역을 부패와 정치적 음모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급기야 카롤 2세는 의회민주주의를 폐기하고 왕정독재를 선언했다가 1940년 둘은 국외추방을 당했다. 추방 후 스페인, 포르투갈, 멕시코 등지를 전전하다 사귄 지 22년 만인 1947년 두 사람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카롤 2세는 세 번째, 루페스쿠는 두 번째 결혼식이었다. 카롤 2세는 1953년 포르투갈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루페스쿠는 그 후 24년을 더 살다가 1977년 오늘, 8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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