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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 부르다 '앱' 만들었죠…개발자로 변신한 래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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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고교생 래퍼그룹, 청년 프로그래머로 변신

래퍼를 꿈꾸던 동갑내기들이 뭉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섰다. 사진은 스마트폰용 앱 개발업체인
래퍼를 꿈꾸던 동갑내기들이 뭉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나섰다. 사진은 스마트폰용 앱 개발업체인 '부상 시스템즈'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송진영 대표와 직원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동갑내기 친구들인
동갑내기 친구들인 '부상 시스템즈' 직원들은 2003년 청소년 랩 그룹 '부상'으로 활동하며 본지 '주간매일'에 소개되기도 했다.

7년 전, 고교생이던 그들은 마이크를 쥐고 거친 랩을 토해내던 언더그라운드 힙합 그룹이었다. 지금은 래퍼 대신 '프로그래머'가 더 어울리는 이들이 됐다.

동갑내기 친구들인 그들은 지금 어엿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삐죽이던 머리는 반듯하게 빗어넘겼고, 삐딱하던 눈빛은 열정으로 채우고 있다.

송진영(26) 대표와 김동진(26)·김성진(26)·권석준(26) 씨 등은 모바일 앱 개발업체인 '부상 시스템즈'를 이끌고 있다. 회사 이름도 함께 노래했던 랩 그룹 '부상'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이 업체는 최근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앱 공모전'에서 기획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회사를 세운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행정안전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주최한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에서 417건(개발부문 115건, 기획부문 302건)이 접수됐고, 이 가운데 24건만이 입상했다. 부상 시스템즈는 대구에서는 유일한 수상자다.

이들이 기획한 앱은 'I'm your Avatar'다. 생활 속에서 다양한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이 주변의 자원봉사자나 비장애인들에게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앱이다. 장애인은 문자메시지 형태로 도움을 청하고, 장애인의 요청을 해결해 준 이들은 일정한 규칙에 따라 포인트를 받는 방식이다. "최근 주목받는 사회적 기업만큼이나 '사회적 앱'도 필요하다는 데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스마트폰 앱 개발에 먼저 뛰어든 건 당시 그룹 리더였던 송 대표였다. 고교 시절 프로그래밍 언어를 갈고닦았던 송 대표는 고교 졸업 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근무했다. 사표를 낸 뒤 뛰어들었던 교육용 로봇 사업을 접고 스마트폰 앱으로 방향을 돌린 건 지난해 2월. 가진 돈을 모두 털어 회사를 세웠고, 옛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경북대 경제통상학부를 다니던 김동진 씨가 졸업도 미룬 채 송 씨와 힘을 합쳤고, 대구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하던 김성진 씨가 앱 디자인을 맡았다. 회사 주축 멤버 중 정식으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는 아무도 없는 셈이다.

하지만 각종 아이디어경진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창의력을 인정받던 김동진 씨가 기획력을 발휘했고, 웹 디자이너가 꿈이던 김성진 씨도 한몫을 했다. 식품회사에 다니던 권석준 씨도 개발 지원에 힘을 보탰다.

송 대표는 비전공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했다. "기술적인 부분을 모를수록 기발한 발상이 나오는 것 같아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은 1, 2명의 똑똑한 개발자와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는 뛰어난 기획자가 만나는 게 최적의 조합이죠."

이 업체가 개발 중인 앱도 적지 않다. 모바일 기반의 사진첩인 '아이씬샵'(Isceneshop)의 개발을 거의 끝냈고, 트위터와 연동한 모바일게임인 '가위바위보' 등도 거의 마무리 단계다. 또 현재 위치 주변의 클럽이나 파티, 행사 등을 한눈에 찾아볼 수 있는 '와썹 데어'(Wassup there)의 개발도 거의 끝냈다. 퍼즐게임인 '슬라이딩 퍼즐'은 현재 앱스토어에서 서비스 중이다.

이들은 앞으로 모바일 웹 개발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앱을 iOS나 안드로이드, 윈도7 등 다양한 스마트폰용 운영체제에 일일이 적용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 차세대 웹표준인 HTML5에 기반한 앱을 개발하면 운영체제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올 들어 부상 시스템즈가 올린 매출은 8천만원 수준이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아니지만 이들은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 송 대표는 "당장은 큰 돈을 벌고 있진 않지만 2년 뒤에는 스마트TV용 콘텐츠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자신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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