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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말레이 호랑이' 야마시타 도모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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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초반 영국은 독일과 싸우느라 동남아의 전략요충지는 신경을 쓰지도 못했다. 그 결과물이 싱가포르 함락이다. 여기에 일본이 얼마나 열광했던지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싱가포르산(産) 고무로 만든 공과 장화를 식민지 조선의 모든 소학교에까지 나눠줄 정도였다. 싱가포르 점령을 이끈 군인이 '말레이의 호랑이'란 별명의 야마시타 도모유키(山下奉文)이다.

1885년 오늘 고치 현에서 태어났다. 일본 육사 18기생으로 태평양전쟁 초반 일본의 연전연승을 이끈 대표적 지휘관이다. 1941~1942년 말레이 작전을 지휘해 큰 전공을 세웠지만 사이가 나빴던 육군대신 도조 히데키의 견제로 만주 방면군으로 좌천돼 이후 큰 작전을 맡지 못했다. 1944년 도조 실각 후 필리핀 방어를 담당하게 됐지만 이미 전세는 기운 뒤였다. 일본의 항복 후에도 무모한 저항을 계속하다 1945년 9월 항복했다. 그 뒤 전범 재판에 회부돼 최소 2만5천 명의 화교가 희생된 싱가포르 학살과 10만 명의 민간인이 죽은 마닐라 대학살을 명령한 혐의로 사형판결을 받고 1946년 2월 마닐라에서 처형됐다. 군복을 입고 죽길 원했으나 거부돼 죄수복을 입고 교수형을 받았다. 민간인 학살을 자행한 자는 군인이 아니라 범죄자일 뿐이라는 뜻일 게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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