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보다 높지 않으려/ 수면에 누워보네/ 제 스스로 약속한 평형의 삶/ 떠내려갈까 봐/ 수중 깊이 내려가/ 진흙을 꽉 물고 있네. (시 '어리연' 전문)
시인 김윤현은 물 위에 떠 있는 연을 그리면서 기실은 '평형'을 지향하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내비치고 있다. 시집 '지동설'은 다양한 소재로 시를 빚어냈지만 어김없이 자신의 세상 살기에 대한 자세와 정신을 내비치고 있다. 평형 감각과 중심 잡기, 지사적 의지와 지조, 따스하면서도 준열한 현실의식과 평등정신, 나눔과 베풂, 무욕과 비우기로서의 채우기, 인간을 향한 연민과 고양된 삶 지향 등 다양한 덕목들이 줄기와 가지처럼 연결돼 있는 것이다.
총 4부로 나뉜 시집에서 1부의 작품들은 시인의 눈과 마음을 포개어 들여다보고 길어 올린 사물들을 그려보이는 것들이다. 2부에서는 자신의 삶을 사물에 포개거나 투영시켜 바라보는 양상으로 1부의 작품들과는 다소 다르게 풀어간다. 3부에서는 현실 문제에 대해 냉엄하게 비판하기도 하고 따스한 가슴으로 세상을 보듬어 안는 인간미를 드러내 보이기도 한다. 4부의 작품들은 고향과 그곳에 살던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과 연민의 정서를 넉넉한 서정으로 빚어 보이고 있다. 119쪽, 8천원.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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