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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고맙습니다" 1층 유일 생존 김송이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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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에 걸친 필사의 구조

"천운이었어…. 그 아수라장에서 살아 나왔으니!"

12일 새벽 포항 인덕노인요양센터에서 일어난 불로 1층 입원자 11명 가운데 혼자 살아 남아 포항성모병원에 입원 중인 김송이(88) 할머니. 화재 당시 센터 1층에는 김 할머니 외에 10명이 더 있었지만 이 할머니들은 모두 화마(火魔)에 희생을 당했다. 2년 전 당뇨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황에서 요양센터에 입원한 김 할머니는 사고 당일 새벽 "이상하게도 잠이 오지 않았다"고 했다. 평소 같으면 오후 11시에 기저귀를 간 후 한 시간 뒤에 잠이 들었지만 이날은 낮잠을 자지 않았는데도 오전 4시까지 뒤척였다는 것. 그러던 중 "갑자기 실내 미등이 모두 꺼지면서 캄캄해져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내 매캐한 냄새와 함께 목이 따가워졌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먼저 몸을 돌려 침대 옆 작은 창문을 열고 요양원에서 일하는 아줌마를 불렀다"고 화재 당시를 회상했다. 김 할머니가 있던 방에는 침대에 4명, 바닥에 3명이 자고 있었다. 달려온 아주머니는 불이 난 것을 알고 "불이야"하고 소리를 지르며 거동이 불편한 김 할머니를 부축해 침대에서 내렸다.

하지만 이 아주머니는 김 할머니를 옮기기에는 힘이 부족하고 너무 경황이 없었다. 김 할머니를 조금 옮기다가 내려 놓고 옆방 등으로 뛰어 들어가 불난 상황 등을 확인하는 등 몇 분 동안 정신이 없었다는 것. 결국 김 할머니는 4번째로 다가온 이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거의 끌려 나오다시피 해 바깥 공기를 쐴 수 있었다. 이후 김 할머니는 119구급대 등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고 현재 큰 부상은 없다.

김 할머니는 20년 전까지 경주 불국사 주차장 아래에서 30여년 동안 식당 등을 운영하며 밥 인심 좋고 몸이 빨라 일명 '제트기 아줌마'로 유명했다고 한다. 며느리 박양란(44·포항 대도동) 씨는 "당시 시어머님은 끼니를 거르는 불국사 인근 노숙자들과 돈이 떨어진 젊은 여행객들을 모두 식당으로 불러 들여 비빔밥을 대접했다"며 "식당 직원들이 싫어할 정도로 퍼주는 것을 좋아하셔서 특히 관광버스 기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연세에 비해 기력이 정정하고 용모가 단정한 김 할머니는 화재 당시 상황을 또박또박 설명하다 '운명을 달리한 다른 할머니들의 얘기'에 끝내 눈물을 글썽였다.

포항·박진홍기자 pj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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