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발은 자고로 우리 서민들이 흔하게 사용하던 생활 잡기였다. 하지만 너무 흔해서인지 우리는 사발의 미적 가치를 방치해왔다. 반면 일본은 임진왜란 전후에 조선 도공들이 빚은 사발을 국보나 중요문화재로 대우할 정도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사발은 작은 찬장 안에 몇 겹씩 포갠 채 그냥 내버려두어도 존재감을 잃지 않았고 뛰어난 공간 적응력으로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특성을 대변해왔다.
서규철, 황승욱 두 작가는 조선 사발의 아름다움과 역사 되찾기에 힘써왔다. 흙 맛과 불 맛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그릇 사발을 즐겨 제작하면서 구도의 마음으로 사발을 탐구해왔다. 서 작가와 황 작가는 흙을 찾아 전국 각지를 다니면서 장작 가마를 사용한 불 때기 전통기법을 재현할 뿐 아니라 전통과 현대를 접목시킬 수 있는 이론과 실제적 과제를 모색하고 있다.
두 작가의 전시회가 20일부터 30일까지 매일신문 1층 CU갤러리에서 '나를 비워 세상을 담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CU갤러리 백미혜 관장(대구가톨릭대 교수)은 "이번 초대 전시회는 자신을 비워 세상을 담는 그릇,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최고의 그릇인 '사발'을 중심으로 두 작가의 도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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