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도 지금 3D 입체 애니메이션 '바람'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치고, 바닥에 카펫이나 얇은 이불을 까는 것만으로도 체감온도를 훨씬 높일 수 있고,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치고, 바닥에 카펫이나 얇은 이불을 까는 것만으로도 체감온도를 훨씬 높일 수 있고, 난방비를 절약할 수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별나라 얼초할배의 상상동화'에 나오는 장면.

10일 오후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에서 애니메이션 '별나라 얼초할배의 상상동화' 시연회가 열렸다. 이 애니메이션은 우주의 떠돌이 이야기꾼 얼초할배가 죽어가는 회색별을 살리려고 이야기씨앗을 심는 과정에서 악당과 싸우는 내용의 지역 제작 작품이다. 전래 동화와 SF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이 애니메이션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역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3D 입체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속 우주선이 머리 위로 날아가고 이야기 꽃나무가 바로 눈앞에서 자라나는 것이다. 영화 '아바타' 이후 실사영화에서 3D가 대세를 이루면서 애니메이션 계에도 3D 입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대구에도 '3D 입체' 바람

지역 애니메이션업체 ㈜애니컴C&C가 제작한 '별나라 얼초할배의 상상동화'는 10분짜리 3D 입체 애니메이션으로 대구시 문화콘텐츠 연구개발·제작지원사업에 선정된 작품이다.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이 작품은 조만간 블루레이 DVD와 동화집 등 시제품으로 만들어지고 향후 2, 3편을 추가해 시리즈물로 상업화할 예정이다. 총감독을 맡은 이재웅 대구미래대 애니메이션과 교수는 "앞으로 여러 해외 행사에 출품해 대구 애니메이션 산업의 기술력을 알리고 외국 수출길도 열 계획"이라고 했다.

업계에서는 이 작품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 대구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3D 입체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이다.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3D 작품이 심심찮게 나왔다. 하지만 2차원 상에서 입체 캐릭터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최근 영화에서의 3D와는 차이가 있다. '특수 안경을 쓰고 보는' 스토리가 있는 3D 입체 애니메이션이 시중에 나온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 작품이 지역 3D 입체 애니메이션 바람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대학에서도 3D 입체 애니메이션 작품이 조만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대 영상애니메이션디자인과 최민규 교수는 "3D 실사는 특수카메라를 사용해 촬영해야 하지만 3D 입체 애니메이션은 별도 장비 없이 비교적 손쉽게 만들 수 있다"며 "내년쯤 3D 입체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보일 생각"이라고 했다.

◆충분한 잠재력 "해볼 만"

지역의 애니메이션 기반은 취약한 편이다. 서울이나 부천처럼 산업단지 형태가 아니라 2, 3개 업체가 일본이나 서울의 하청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CT사업팀 신봉철 팀장은 "지역에 애니메이션 관련 학과는 많지만 졸업 후 프리랜서를 하거나 서울에 진출하는 경우가 대부분"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역의 3D 입체 애니메이션 산업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자체 차원에서 제대로 육성한다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대구는 게임콘텐츠 산업이 어느 정도 활성화돼 있고 관심이 높은데다 구미에 3D디스플레이 업체들이 많아 연계만 잘 이뤄진다면 3D 입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도 "3D 입체 애니메이션이 이제 급성장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적절한 지원을 통해 지역의 우수한 인재들을 활용한다면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