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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폭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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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에 나온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에는 거대한 비만 여성이 등장한다. 큰아들(조니 뎁)과 정신지체아인 작은아들(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 2남 2녀를 둔 어머니인 그녀는 남편의 자살로 말미암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달래려고 먹는 것에 집착하다 체중이 200㎏에 달하게 되었다. 그녀는 바깥출입 자체가 힘든 데다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아예 외출 자체를 하려 하지 않는다.

1층 거실 소파에서 TV를 보며 대부분 시간을 보내던 그녀는 생의 마지막에 힘겹게 2층 침대로 가 죽음을 맞는다. 그녀의 자식들은 어머니가 놀림감이 되지 않게 하려고 그녀의 시신을 집과 함께 불태운다. 어머니 역의 달렌 케이츠라는 배우는 실제로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당시 몸무게가 120㎏이나 될 정도로 비만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폭식증 치료를 받은 2천246명 중 여성이 2천127명으로 전체의 94.7%에 달했고 남성(119명)의 17.9배였다. 특히 20대 여성 폭식증 환자가 많아 전체의 41.3%를 차지했다. 폭식증에 걸리면 살을 빼려고 굶다가 갑자기 식욕이 폭발,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먹은 후 살이 찐다는 두려움과 죄책감에 먹은 음식을 억지로 토하거나 격렬한 운동을 한다고 한다. 이러한 행동이 주 2회 이상, 3주 연속 계속되면 폭식증 진단을 받는다.

증상은 다르지만,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도 원인은 비슷하다. 거식증은 체중 증가와 비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때문에 섭식 장애를 일으키는 증상으로 역시 대부분 여성이 걸린다. 유명한 팝 그룹 '카펜터스'의 카렌 카펜터가 거식증을 앓다 1983년에 사망했고 이후 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모델계에서 10대와 20대의 젊은 여성 슈퍼모델들이 거식증으로 요절하는 비극이 잇따라 벌어졌다.

외모가 중시되는 세상에서 사회적 분위기와 주변의 시선에 민감한 여성들이 폭식증이나 과도한 다이어트의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병원을 찾지 않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폭식증 환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외모를 가꾸는 것이 여성의 특성이라고 하지만 부작용이 사회문제화될 정도로 번지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비만 억제와 함께 비만과 관련된 신경성 질환에도 사회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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