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임의 경쟁력'으로 대변되던 대구 산업 구도가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임금이나 복지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기업과 외국계 회사들의 대구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섬유와 기계 등 저임금 산업이 주력인 대구 고용시장이 대기업 진출 가시화로 임금 및 복지 수준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장기적으로는 전국 최하위인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 근로자의 임금은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1년 4월 기준 지역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 중심)에 따르면 대구 근로자의 월 급여액은 216만5천원으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경북(244만원)은 물론 부산(235만6천원)과 광주(222만6천원)보다 낮은 임금 수준을 보이고 있다. 구미나 포항, 울산처럼 대기업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역 내 중소기업들이 영세하다 보니 임금 수준이 하향 조정돼 있었던 것.
노동청 관계자는 "특정 공단에 임금이 높은 기업들이 들어서면 인근 기업의 임금이나 복지 수준까지 올라가게 된다"며 "대구는 고용 창출이 크고 임금 상승에 자극을 줄 만한 기업들이 없어 전국적으로 가장 낮은 임금 수준을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대구 고용시장 변화는 성서 5차 단지 내 삼성과 일본의 스미토모사가 합작 설립한 SSLM이 이달 들어 2012년 신입사원 공채를 시작하면서 시작됐다.
실제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는 구직자들의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구직자들은 '대구에서 초임 수준이 가장 높지 않겠느냐' '삼성이라는 대기업이 있으니 시간이 갈수록 임금도 오르고 복지도 나아질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최근 성서 5차단지 투자를 발표한 태양전지 모듈업체인 미국 STION사(고용인원 600명)를 비롯해 테크노폴리스와 첨단의료복합단지 내에 유치 기업이 확정되면서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반면, 고용주들의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가뜩이나 사람이 부족해 어려운 실정인데 고임금 기업들이 들어서면 기술을 가진 직원들이 이직을 생각할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역 기업들의 '임금 인상' 도미노 현상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성서산단 내 한 업체 대표는 "회사 경영이 어렵지만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기업들이 들어오면서 직원들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이 만만치 않다"며 "조금이라도 임금을 올려줘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저임금 대표 업종인 섬유업계는 이미 임금 인상에 대해 서로 의견을 수차례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업체 대표들은 "그동안 대다수 섬유 업체들은 상대적인 저임금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며 "대구 고용시장 수준이 높아지면 차별화된 기술과 고급 제품으로 승부에 나설 수밖에 없어 기업 체질 변화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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