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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 K9…현대·기아 럭셔리카들 장점 한車에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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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거의 수입찬데요."

"네, 수입차…"

①급입니다. ②라뇨? '고급'이란 말을 앞에 붙이셔야죠. ③시장을 겨냥했습니다. ④따라잡는 일만 남았죠.

K9을 2시간 30분가량 시승하고 난 뒤 내뱉은 첫 마디가 "거의, 수입차"란 말이었다. 기아자동차 관계자의 표정에서는 야릇한 미소가 번졌다. 말을 맺지 못했던 그는 어떤 말을 되삼키며 웃었을까.

K9은 현대차의 최고급차 에쿠스의 뼈대에 제네시스의 3.3L와 3.8L급 엔진을 얹은 뒤 현대'기아차가 최근까지 개발한 각종 첨단 전자장치가 총집합된 최고급 세단이다. 시승한 모델은 K9의 초'중급 사양으로 람다 3.3 GDi 엔진을 장착한 K9 3.3 GDi 노블레스 스페셜이었다.

우선 가장 먼저 보이는 외관부터 살폈다. BMW를 많이 닮았다는 지적에 꼼꼼하게 살폈다. 자꾸 보면 독특해 보이고 존재감이 살아나듯 차이가 컸다. 지난해 출시된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와 YF쏘나타를 헷갈려하던 이들의 목소리가 불과 몇 달 새 숙진 것처럼.

차에 오르자 고급수입차에서 볼 수 있던 장치들로 도배돼 있었다.

전자식 변속 레버, 내비게이션과 멀티미디어를 조그 다이얼 방식으로 조절하는 장치, 도어트림에 장착된 운전석 시트 조절장치까지 국산에서 볼 수 없던 장치가 많아 한참 설명을 들어야 했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달린 햅틱 리모컨도 눈에 들어왔다. 원형으로 생긴 햅틱 스위치를 돌려 원하는 메뉴를 선택하며, 12.3인치 TFT LCD 클러스터를 다양하게 조작하는 장치였다. K9이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는 자랑도 들렸다.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조정하고 시내주행에 나섰다. 묵직했다. 좀 밟아야겠다고 한 순간 차체는 부드럽게 움직였다. 혹시나 싶어 사이드미러를 보니 빨간색 삼각형의 불이 들어왔다. 뭔가 했더니 측면에서 다가오고 있는 차가 있다는 표시였다. 사각지대에 대한 불안감을 한 번에 날려버릴 수 있을 기능이었다. 그런데 깜짝 놀란 건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본격적 시승에서는 새로 개발된 첨단 사양이 자주 놀라게 만들었다. 운전석 앞 유리창에 속도와 방향, 경고 표시 등 각종 정보를 투사해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뒤쪽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차를 레이더로 감지해 위험을 알리는 '후측방 경보 시스템'도 고급수입차에서 보던 것들이었다.

차로 이탈 방지 시스템도 색달랐다. 차로를 이탈할 때면 HUD를 통해 전방 차선이 흰색에서 노란색으로 변했고 이탈 차로 쪽 시트에서 진동이 전해졌다. 신형 그랜저에서 이미 선보인 바 있는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운전자가 지정한 속도에 따라 주행하며 앞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시스템)도 고속도로에선 훌륭했다. 운전자가 할 일은 많지 않았다.

K9의 가격은 3.3L 모델이 5천290만~6천400만원, 3.8L 모델은 6천340만~8천640만원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기아차 관계자는 대구에서도 300대 가까이 예약이 됐다고 했다.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선전하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꼬치꼬치 가격에 대해 묻고 따졌다. 눈에 띄는 사양들을 포함하려면 6천800만원은 훌쩍 넘기기 때문이다. 렉서스 GS 350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타본 사람들이 에쿠스와 비교하더라"며 답을 피했다. 시승기 들머리에 보기로 들었던 말줄임표에 들어갈 네 가지 보기 중 어떤 말을 했더라도 다 어울렸을 테지만 ④번도 무리는 아닌 듯싶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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