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헌병 7명이 경기도 평택의 오산 미군 기지 앞에서 금지 구역에 주차를 하려던 한국 민간인 3명에게 강제로 수갑을 채우고 부대 앞까지 150m나 끌고 간 사실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어긋나는 명백한 월권행위이다. 반미 촛불시위로까지 번졌던 미선'효순 양 사건에서 교훈을 얻은 주한 미군은 사건 발생 3일 만인 지난 8일 이례적으로 빨리 공식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
제임스 서먼 주한미군 사령관에 이어 잔마크 조아스 부사령관(미 7공군 사령관)까지 기자회견을 하고, 죄송함을 전했지만 과잉 대응과 관련된 이 일의 마무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불씨는 다시 타오를 수도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한미군은 SOFA의 내용을 헌병대에게 제대로 주지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피조사자 신분으로 평택경찰서에 자진 출석한 미 헌병들은 처음에는 정당한 업무 집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SOFA의 내용을 오인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나는 대목이다. SOFA 내용을 알고도 그렇게 논란을 일으켰다면 그들의 한국민에 대한 이해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피조사자 신분으로 출석한 미군 헌병들은 출동한 한국 경찰이 "수갑을 풀어라"고 요구했으나 당장 수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에는 분명히 미군 시설 및 구역 밖에서 미군 헌병은 반드시 한국 당국과의 약정에 따라 조치하고 행사해야 한다는 규정 실천에 머뭇거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이 폭탄 테러 등을 우려하여 주차를 금지한 곳에 차량을 대려는 시민의 행동을 규제하려 했다면 우악스런 쇠고랑 채우기 대신 한국 경찰을 부르는 게 옳았다. 자칫 사소한 인권유린이 한미 동맹 관계를 흔들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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