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은 조성하와 함께 50대50의 비율로 극을 이끌어간다. 노래나 음악을 말할 때 언제나 자신감이 가득한 그인데 연기에 대해 말할 때는 조금 달라 보인다.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무대에 설 때 한 번도 떨린 적이 없었어요. 오히려 편했죠. 어머니가 그러는데 제가 어렸을 때 무대나 높은 곳에 올라가는 걸 그렇게 좋아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하지만 지금은 부담이고, 떨리네요. 남의 돈도 들어가는 영화고, 수십 명의 스태프가 손해 혹은 저에 대해 안 좋은 기억을 갖게 될 수도 있으니까 좀 긴장이 되긴 하나 봐요."
무엇보다 제대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으니 감독의 요구사항에 대해 수정과 보완이 힘들었다. "철저하게 최영인이 됐다"는 그는 자신이 그 인물의 상황과 감정이 이해되고 감독이 원하는 일치점에서는 "최고의 연기를 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진심이 아닌 것 같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었고, "감독의 요구를 체화하지 못해 20번 이상 다시 간 장면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관객들이 틀에 박힌 연기를 보진 않을 것"이라고 위안했다.
다른 아쉬운 점은 '러브신이 없었다'는 것이다. 가수 민효린과 호흡을 맞췄는데 빠른 전개 탓에 멜로가 낄 틈이 없었다. "다음에 작품을 또 할 수 있을 진 모르겠지만 혹시 하게 된다면 키스신을 하고 싶다"고 한 그는 "제작사 쪽에서는 저를 반대하겠지만 상대 역할로는 이영애'문채원 씨가 좋을 것 같다"고 바랐다. 또 나중에는 "꼭 배용준과 함께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언젠가 같이 연기하자고 얘기를 직접 했는데 '그래!'라고 빈말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허허허'라고만 웃고 답이 없네요."(웃음)
제자 비 전화, 최고의 대박 연기래요
박진영은 가수 비(정지훈)를 연예계에서 데뷔시키고, 연기도 하게 만들었던 장본인이다. 할리우드 데뷔도 한 비는 청출어람이다. 제자 비는 스승의 연기를 보고 뭐라고 했을까. "아직 영화는 못 봤는데 제가 최근에 케이블채널 tvN 'SNL코리아2'에 출연한 것을 보고 전화가 왔어요. 거품을 물고 '정말 최고의 대박 연기였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섬세하고 완벽할 것만 같은 그는 'SNL코리아2'에서의 모습이 자신과 가장 닮았다고 했다. 거짓 없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박진영 그 자체란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모습 그 자체에서 가감이 없다고 강조한 그는 "JYP 소속 아티스트들 모두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JYP는 일반인과 연예인의 차이를 두지 않아요. 여러 분들이 아는 수지가 수지 본연의 모습이고, 닉쿤 역시 그 모습 그대로에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박진영은 1993년 클럽에서 춤을 추다가 당시 최고 인기가수 김건모의 매니저 눈에 띄어 연예계에 데뷔했다. 백댄서로 활동하다 가수가 됐고, 가수 비와 그룹 원더걸스, G.O.D, 2PM, 미쓰에이 등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아 대박을 터트렸다. 드라마 '드림하이'에 출연하며 연기에도 도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자신의 꿈을 찾아 열심히 노력했고, 그 꿈을 전부 이뤄가는 것 같다고 하니 "가수나 배우가 되는 꿈은 없었다"는 말이 돌아왔다. "가르치는 걸 좋아해 선생님이 될 것 같았다"는 박진영. "내가 이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몰랐다"며 "지금까지 이렇게 돼 온 건 정말 재수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겸손해 했다.
가수나 배우의 꿈은 없었으나 즐겁게 하다 보니 여러 가지 목표가 계속해서 생겼다. 후배 가수들을 국내 정상으로 올려놓았고, 2005년 윌 스미스의 '아이 위시 아이 메이드 댓'(I Wish I Made That)을 작곡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원더걸스의 미국 진출도 이뤄내며 성공 신화를 쓰고 있는 중이다.
현재 JYP의 미국법인인 JYP USA 대표를 맡고 있는 그는 내년부터 경영에서는 모두 물러날 예정이다. 오로지 크리에이티브한 작업에만 몰두하길 원한다. 영화나 드라마 기획, 작사와 작곡, 앨범 프로듀싱이 그가 몰입하고 싶은 부문이다. JYP는 최근 키이스트에서 영입한 표종록 변호사를 부사장으로 영입해 드라마와 제작, 예능 프로그램 진출에 적극적이다.
연예계 생활 18년. 박진영은 "창조적인 능력이 벽에 부딪힌다거나 체력적으로 달리는 건 없다"고 했다. 다만 "올해는 영화 '오백만불의 사나이'와 드라마 '드림하이2', 연예오락 프로그램 'K팝스타'에 출연했고, 후배 가수들의 음반작업까지 하며 조금 힘들긴 했다"고 웃는다.
수익 생기면 투자…최고급 차 없이 전셋집
10원 하나 주식에 쏟지 않았다는 그는 모든 수익을 다시 투자한다. 최고급 차나 손목시계도 없다. TV에 나왔던 화려한 집은 JYP 소속 안무가와 함께 사는 전세다. "수익 그대로 투자하죠. 전 인생의 행복이 돈과 명예와는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즐거운 일을 계속해서 할 것이고, 나중에도 JYP에서 나오는 모든 콘텐츠는 일반적인 것들은 없을 거예요."(웃음)
이혼의 아픔이 있지만 아직까지 사랑에 대한 환상을 갖고 있다는 그는 "첫눈에 반하고, 영원히 변치 않을 것 같은 사랑을 믿는다"며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1993)이나 '세런디피티'(2002)를 예로 들었다. 첫눈에 만나 사랑에 빠진 연인을 생각해보며 곡을 만들었고, 그 노래는 2006년 비의 '레인스 월드'(Rain's World) 앨범에 '카시오페아'라는 이름으로 수록됐다. 박진영에게 또 다른 수식어는 여전한 로맨티스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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