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위야 물렀거라" 울진 주부축구단 '공차기 삼매경'

작년 10월 30여명 모여 창단…매주 3차례 스파르타식 훈련

▲울진의 아줌마축구단 회원들이 울진중 축구장에서 김도덕 코치와 명예회원 이주호 군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울진의 아줌마축구단 회원들이 울진중 축구장에서 김도덕 코치와 명예회원 이주호 군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며 즐거워하고 있다.

뙤약볕의 열기가 가시지 않아 여전히 뜨거운 11일 오후 7시 울진읍 울진중학교 축구잔디구장.

간편한 운동복과 축구화로 무장한 30~50대 아줌마 10여 명이 속속 축구장을 찾는다. 먼저 운동장을 돌며 몸을 푼 이들은 서로 패스 연습을 하며 '축구 삼매경'에 흠뻑 빠져든다. 공을 단독으로 몰고 골대를 향해 슈팅까지 날리는 모습이 예사롭지가 않다.

요양보호사인 이성애(42) 씨는 초교 4학년인 아들 이주호(11) 군과 함께 땀을 뻘뻘 흘린다. 이 씨는 "퇴근 후 집에서 쉬는 것보다 힘들게 운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지고 스트레스도 날아간다"면서 "아들은 물론 남편도 축구하는 걸 너무 좋아한다"고 자랑했다.

울진에서 지난해 10월 최초로 창단된 주부축구단의 창단 멤버인 이 씨는 지인의 권유로 시작해 요즘은 연습시간인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일요일 오후 7시면 어김없이 아들과 함께 나타나 2시간 동안 공을 차는 축구 마니아다.

청소년대표선수 출신으로 초교 스포츠강사를 하며 자원봉사로 주부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는 김도덕(48) 코치는 "창단 때는 난생처음 축구공을 마주했던 이 씨가 정말 열심히 노력해 이제는 패스는 물론 슈팅 능력도 상당하다. 명예회원인 아들 주호와 함께 운동을 하는 모습이 정말 행복해 보인다"고 말했다.

학창시절에 육상선수를 한 정외분(48) 씨는 "어릴 때부터 축구를 하고 싶었으나 여자여서 참았다. 자발적으로 주부축구단에 참여했고, 이젠 축구화만 신으면 절로 힘이 난다"고 즐거워했다.

낮에는 카센터 일을 하는 정 씨는 "회원 30여 명 대부분 직업이 있는 관계로 한자리에 모두 모이는 연습은 쉽지 않지만 김 코치님은 마치 우리를 전문선수로 키우는 것처럼 스파르타 훈련을 시킨다"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박용희(54) 감독은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해 주부축구단을 창설했는데 회원들은 전신운동으로 다이어트 효과와 몸에 탄력까지 생기고 체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며 낙오자 없이 열성을 다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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