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세계적 기술력 판매능력도 키워야 젊은이 다시 돌아와" 김승환 포스텍 산학협력단장

김승환 포스텍 산학협력단장(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사무총장)
김승환 포스텍 산학협력단장(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사무총장)

경제활동 시작 연령대라고 할 수 있는 20, 30대의 감소는 포항의 경제악화를 대변하는 듯하다. 포항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그에 따른 청년 인구 유입 대책에 대해 포스텍 산학협력단 김승환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포항의 청년 인구감소가 시시하는 바는

▶포항이 왜 정체되느냐에 대한 해답은 간단하다. 원래 도시는 성장과 쇠락을 거듭하는 물결무늬 곡선을 그리기 마련이다. 이제 포스코로 누렸던 흥망이 최고점을 지났다. 제2, 제3의 포스코 신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포항과 같은 항구도시인 미국 시애틀의 예를 들어보자. 시애틀은 20세기 초 항공기업체인 보잉사가 들어서며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보잉사가 바로 포스코의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한때 보잉사가 경영위기를 겪으며 시애틀도 함께 쇠락하기 시작했다. 그런 시애틀을 견인한 것이 지금의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아마존(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종합 쇼핑 사이트)이다. 지역 소규모 벤처업체로 시작된 MS와 아마존은 젊은 층의 문화 자체를 바꿔놓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도 시애틀에 1호점이 있다. MS 등의 젊은 직장인들이 흔히 사먹던 커피문화가 스타벅스로 발전하듯 부가적인 경제성장이 시애틀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포항에 대입한다면

▶흔히들 고용창출을 위해 대기업 유치 등을 내세우는데 이는 너무 눈앞에 것만 보는 정책이다. 대기업을 유치하면 반대로 뺏기는 지역도 있다. 결국 국내 전체로 보면 똑같은 결과를 놓고 지역 간의 감정만 악화시킬 뿐이다. 이미 포항은 세계 수준의 기술력과 과학기반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를 판매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포스텍만 해도 수백 건의 원천 특허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한 번도 벤처산업으로 성공 육성시키지 못했다.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방법은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산'학'연의 유기적인 역할이다. 포스코의 현 경영위기는 국제 정세 탓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변화되는 시기에 새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탓도 있다. 포스코의 지원으로 설립된 벤처기업이 20개 중 하나만이라도 포스코 계열사로서 MS처럼 성장한다면 오히려 포스코의 생존력을 키우는 일이 되지 않겠나. 하다못해 수많은 원천기술이 포항에서 산업화한다면 스타벅스의 경우처럼 전혀 새로운 것이 나올 수도 있다. 단순히 일자리를 늘려 청년 인구를 붙잡아 둘 것이 아니라 그들이 주축이 될 수 있도록 꿈의 장을 열어줘야 한다. 그들 중 일부는 오히려 포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낼 것이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