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좋은 일자리 없어…청년들이 대구 떠난다

업종간 월급차이 100만원 그나마 정규직은 드물어…전체 일자리중 20%

다음 달 졸업예정인 경북대생 김모(27) 씨는 "중국어에 자신이 있지만 대구엔 중국과 관련된 일자리가 없어 수도권이나 서울에 있는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 2월 경산의 한 사립대를 졸업한 이모(27) 씨는 대구에서 직장을 구하지 못해 울산으로 떠났다. 울산에서 구한 직장과 대구의 유사업종 간 월급차이가 100만원이었다.

이 씨는 "집에서 직장을 다니고 싶었지만 대구에선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기 힘들었고 임금수준도 낮아 외지로 가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시가 일자리 창출을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가장 일자리가 필요한 청년층의 일자리 창출에는 성과가 미약하다. 그나마 창출한 일자리도 임금이 낮고 비정규직 일자리가 많아 지역 청년들의 역외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 목표 미달

대구시는 지난 2년 동안 모두 18만5천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밝혔지만 대부분 여성, 장애인, 노인층을 위한 비정규직이었다.

사에 따르면 서비스 관련 일자리 5만 개,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2만3천여 개, 저소득층을 위한 일자리 1만5천여 개가 창출됐지만 정규직은 2만4천여 개에 불과했다. 작년 경우 청년일자리는 1만1천 개에 그쳤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도 2010년엔 정규직 5천973개(7.4%), 비정규직 7만4천569개(92.6%)였고 작년엔 각각 1만1천144개(18.5%), 4만9천74개(81.5%)였다. 올해도 2분기까지 정규직은 7천154개(15.7%), 비정규직은 3만8천234개(84.3%)로 집계되는 등 최근 3년간 창출된 일자리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은 80%를 넘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해 좋은 일자리를 1만1천 개 정도 유치했다"며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취업 박람회를 개최하고 일자리 창출 아이디어 공모전, 기업탐방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높은 청년실업률, 대안은 유망기업 발굴

대구시와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대구의 청년 실업률은 8.7%로 전국 청년 실업률 8.1%보다 0.6%p 높았다. 2010년과 2011년 대구의 청년 실업률도 각각 9.2%, 8.0%로 전국 청년 실업률 8.0%, 7.5%보다 각각 1.2%p, 0.5%p 높았다. 취업포털 사이트 인쿠르트에 따르면 현재 공지된 신입공채 503건 중 대구지역의 신입공채는 13건으로 2.58%에 불과하다. 13건의 신입공채도 대부분 중소기업에 한정됐다.

영남대 이재훈 교수(경영학과)는 "대구지역 기업들이 지역 대학생들이 원하는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면서 "임금을 올려 지역 인재들을 잡아야 한다"고 했다.

또 "대구시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우량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 대학생들의 지역 기업에 대한 취업선호도를 높이기 위해 지역 기업에 대한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항섭기자 suprem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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