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의 선전에 덩달아 신이 난 곳이 있다. 바로 런던의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팀 코리아하우스다. 연일 태극전사의 메달 소식에 한산했던 코리아하우스에 생기가 돌고 있다. 방문객 수도 태극전사의 선전 이후 조금씩 늘어 연일 200~300명의 외국인이 이곳을 다녀가고 있다.
코리아하우스에서 운영을 돕는 김경미(여) 씨는 "한국의 금메달 수가 늘어나면서 런던시민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 같다. 지나는 길에 잠시 들렀다 가는 런던시민들이 대부분이지만 한국선수단의 선전으로 한국에 호기심을 갖고 좀 더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대한체육회는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경기 성적에만 주안점을 두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국가 차원의 브랜드 홍보, 또 한국의 국제스포츠계에서의 위상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코리아하우스를 개관했다.
예전부터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에서 코리아하우스는 운영됐다. 그러나 간단한 공연이나 기자회견을 여는 수준에 그쳐 스포츠 외교의 장으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없지 않았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1948년 대한민국이 태극기를 앞세워 처음 출전했던 런던, 그곳을 64년 만에 다시 찾은 데 큰 의미를 두고 이 참에 세계 속의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꼼꼼한 준비를 했다.
1948년 이후 64년간 한국 선수단이 펼친 드라마를 다양한 사진과 사료로 담았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부스를 별도로 마련해 한국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런던 현지 교민과 유학생들이 자원봉사로 나서 일손을 돕고 있다.
지난달 27일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세르미앙 응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 등 IOC 위원,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임원 등 시끌벅적하게 개관했다.
이런 준비에도 불구하고 개회 초기 코리아하우스는 활기를 띠지 못했다. 예상했던 메달리스트들이 잇단 고배를 마시며 공식인터뷰도 열리지 못했다. 추후일정을 고려해 인터뷰를 뒤로 미룬 탓도 있지만 초반 부진에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하지만 30일 유도에서 값진 동메달을 딴 조준호가 첫 주인공으로 나선 공식인터뷰는 펜싱, 유도 등의 선전으로 연일 메달리스트들이 코리아하우스를 찾고 있다. 당연히 매체들이 몰리고, 외국의 언론까지 코리아하우스를 들른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이 대회 중반까지 금메달 10개로 종합 4위를 달리고 있고 축구 8강전에서는 축구종가 영국을 꺾자 런던 시민들의 한국 알기도 고조되고 있다.
스포츠 외교는 IOC 위원, NOC 임원 등 각국 스포츠 관계자들을 불러놓고 파티를 연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는 그만한 성적과 선수들의 페어플레이 정신 없이는 쉽게 쌓이지 않는다. 선수들의 투혼과 체육회의 외교적 능력이 일치될 때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런던올림픽도 절반을 넘어섰다. 끝까지 투혼을 발휘, 진정한 스포츠맨 정신을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것만큼 위력적인 스포츠 외교는 없다. 태극전사들이 마지막까지 전력을 기울여 스포츠 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영국 런던에서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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