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스콧 맥켄지

1960년대 중후반 서구는 시끄러웠다. 정치적으로는 부의 불균등과 이에 따른 물질문명의 폐해 등으로 좌파운동이 일어났다. 사회적으로는 월남전에 지친 미국 국민과 신생 독립국 사이에 반전 및 반패권주의가 전 세계를 휩쓸었다.

이때쯤 대중음악계는 찢어지는 기타를 중심으로 한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사랑과 평화를 주창하는 히피성 음악이 인기를 끌었다. 음표로부터의 자유를 표방한 프리 재즈가 오래 재즈계의 주류를 이룬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당시 팝 음악 가운데 플라워 무브먼트(Flower Movement)라 불리는 것이 있었다. 사실 이것은 팝 음악의 한 장르라고 하기는 어렵고, 당시 히피의 총본산인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잠깐 유행했던 조류이다.

이는 오로지 1967년 스콧 맥켄지가 발표한 '샌프란시스코'(San Francisco)라는 단 한 곡을 뜻하는 것으로 봐도 지나치지 않다. 이 곡은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San Francisco, Be Sure To Wear Some Flowers In Your Hair)라고 불리면서 마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리면 모두 머리에 꽃을 꽂아야 한다는 착각에 빠뜨리기도 했다. '머리에 꽃을 꽂는다'는 뜻은 당대에 유행한 여러 사회운동에 참여해 달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분위기는 사이키델릭 사운드와 함께 자유, 평화, 사랑, 히피, 마약, 프리섹스 등과 뒤섞이면서 하나의 거대한 주류로 1970년대 초반까지 서구 팝계를 휩쓴다. 최고 정점은 1969년 8월 15일부터 사흘 동안 뉴욕 주 북부 베델의 한 농장에서 열린 우드스톡 록 페스티벌이었다.

'평화와 음악의 사흘'이라는 구호로 무려 30만 명이 몰려 단순한 록 공연이 아니라 1960년대를 정리하는 하나의 큰 사건으로 남아 있다. 또 1969년 데니스 호퍼가 그때 유행한 사이키델릭 음악을 삽입해 '히피의 미국 찾아 나서'로 일컬어지는 '이지 라이더'(Easy Rider)를 만든 것도 이런 시대의 흐름이었다.

이러한 조류의 첫 출발은 아니지만, 하나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샌프란시스코'를 부른 스콧 맥켄지가 지난 주말 세상을 떠났다. 1939년생으로 우리 나이로 74세다. 개인적으로는 70년대 중반 이 곡을 처음 접한 뒤, 가사를 외워 부르고 다녔던 기억이 있어 그의 부고가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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