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거 끝·연말 휴일 해외로 해외로…

11·12월 여권 발급건수 급증…몸 사리던 공무원들 가세, 여행 예약률

직장인 김경아(27'여'대구 달서구 신당동) 씨는 이달 18일 첫 해외여행을 위해 여권을 신청하려고 구청 민원실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려야 햇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민원실에 갔더니 이미 20여 명이 여권 신청을 위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 김 씨는 1시간 정도 기다려야만 여권 신청 접수를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여권 신청을 포기하고 회사로 돌아왔다. 그는 "방학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 늘어났다고 들었지만 여권 발급부터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고 했다.

겨울방학이 다가오면서 해외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대통령 선거 영향으로 수그러들었던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고 성탄절, 연말 징검다리 휴일의 영향으로 해외 여행객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것.

◆여권 발급 신청 폭주

대구시 시민봉사과에 따르면 지난달 여권 발급 건수는 1만2천619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 1만773건보다 17.1% 증가했다. 시민봉사과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12월 초 발급 신청자는 올해 잠시 주춤했지만 대선이 끝난 뒤 발급 신청자가 대폭 늘었다"며 "겨울방학 때 부쩍 늘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올 12월도 지난해보다 여권 발급 신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시내 각 구청 민원실은 여권 발급 업무가 폭증하고 있다. 달서구청에 따르면 하루 평균 100~150건이던 여권 발급 신청이 크게 늘어 이달 18일에는 230여 건을 처리했다. 구청 관계자는 직원 2명으로 모자라 추가 인력을 배치했지만 역부족이라고 했다. 대구시내 한 구청 관계자는 "최근 민원실을 방문하는 민원인 가운데 발급 일자를 당겨 연말 전에 여행을 갈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했다.

◆대선 영향, 징검다리 휴일

예년보다 연말 여행객이 늘어난 원인에 대해 여행업계는 대선을 앞두고 해외여행을 자제하던 사람들이 해외여행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구시내 한 경찰관은 "대선을 앞두고 눈치를 보다가 가족여행을 더 미룰 수 없어 소셜 커머스(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이뤄지는 전자상거래) 상품을 통해 급히 해외여행을 떠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연말에 계속되는 징검다리 연휴도 해외여행을 부추기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해외여행 예약과 문의는 지난해 평균보다 20% 정도 증가했다. 21일 현재 12월 예약 건수는 33.7% 증가했다. 특히 12월 초 주춤했던 예약은 19일 이후 크게 늘었다. 대통령선거가 있던 19일부터 25일까지, 29일부터 다음 달 1일(신정)까지 휴가를 계획하는 사람이 대폭 늘어나 예약건수는 지난해 넷째주 대비 2.3배, 지난해 마지막 주 대비 1.8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인들이 짧게는 하루, 길게는 3일 정도 월차'연차 휴가를 쓰면 3~7일 정도 해외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예년보다 예약도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모두투어 중구청점 정재훈 지점장은 "공공기관 직원 등 대선 때문에 몸을 사리던 사람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예약률이 지난해보다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