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를 움직인 사건들/신병주 지음/새문사 펴냄
조선후기의 역사, 특히 영'정조 대의 르네상스 시기를 전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는 건국대 신병주 교수가 조선후기의 주요 사건들과 그 시대에 대응한 인물과 문화를 다양하게 다룬 책이다. 역사의 대중화에 깊은 관심을 가진 저자가 역사를 좋아하는 대중들과 더 가까이서 소통하고 싶어 집필한 책으로, 전문가가 아니어도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한 교양서이기도 하다. 주제는 저자가 대학 강단에서나 외부 강연 그리고 방송 출연 등에서 반향이 컸던 소재를 대상으로 삼았다. 저자는 역사 속 사건을 아는 데 그치지 않고 독자들로 하여금 현대적 의미를 최대한 부각시키며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를 계속해보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신병주 교수는 서울대에서 국사학을 전공하며 학사와 석사 그리고 박사 과정을 통틀어 영'정조 대를 연구한 자타가 공인하는 영'정조 대 전문가다. 조선후기 문화의 보고인 규장각 학예연구사를 거쳐 건국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KBS1 라디오 '신병주 교수의 역사이야기'를 매주 진행하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시기는 1645년 병자호란과 정묘호란의 결과로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다 귀국한 지 두 달 만에 죽은 소현세자의 독살 논란부터 1872년 지방지도 제작까지 과거와 현재를 잇는 역사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선의 건국부터 역사상 가장 굴욕적인 항복이었던 삼전도의 치욕까지를 다룬 '조선을 움직인 사건들'이 전편이라면, 삼전도의 굴욕과 항복의 상징으로 인질이 되어 끌려갔던 소현세자의 죽음부터 다룬 이 책은 후편이다. 부록에는 1392년 조선의 건국부터 1876년 강화도조약 이전까지의 국내외 주요 사건들을 포함한 연표를 제공하여 전체적인 조선시대의 흐름을 파악하도록 도왔다.
역사 속에 일어난 사건이나 인물, 문화적 업적 등을 살펴보면 현재와 많이 닮았다. 여야의 격돌은 동인과 서인, 그리고 다시 동인이 남인과 북인으로 갈라지는 조선시대의 붕당 정치를 연상시킨다. 영조의 탕평책은 현대의 정치사에도 수용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다. 또한, 정조는 특권상인에 의한 독과점 행위 폐지, 시전상인의 정경유착 고리를 끊어 나가는 등 소상인 보호 정책을 편다. 200년 이상 지난 지금 되돌아봐도 참고해야 할 문제점들을 다수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39개의 주제를 살펴보면 ▷1645년 4월, 소현세자는 독살되었는가? ▷두 차례에 걸친 예송논쟁 ▷숙종, 상평통보를 유통시키다 ▷서인 내, 노론과 소론의 분열 ▷당쟁의 희생양, 인현왕후와 장희빈 ▷영조의 즉위와 탕평책의 추진 ▷반값 군포의 실현, 균역법의 실시 ▷1762년 사도세자의 비극 ▷개혁정치의 산실, 규장각(奎章閣)의 설치 ▷베스트셀러 '열하일기'의 완성 ▷1795년 정조의 화성 행차, 그 8일 ▷1800년 개혁군주 정조의 죽음 ▷세도정치의 시작 ▷전국을 휩쓴 삼남의 민란 ▷흥선대원군의 집권과 개혁정책 ▷경복궁 근정전(勤政殿), 그 영광과 수난의 역사 등이다.
324쪽, 1만7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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