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법 반영구화장 찜질방까지 확산

미용실·피부관리 등 눈썹 문신 등 불법 시술…지자체 단속 거의 안해

의료행위에 포함되는 아이라인이나 눈썹에 색소를 넣는 반영구 화장이 찜질방, 미용실, 피부 관리실 등 미용업체에서 간판까지 내걸고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의료행위에 포함되는 아이라인이나 눈썹에 색소를 넣는 반영구 화장이 찜질방, 미용실, 피부 관리실 등 미용업체에서 간판까지 내걸고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주부 이모(51'여'대구 중구 삼덕동) 씨는 최근 얼굴에 흉측한 큰 점이 생겼다. 눈 밑에 난 조그마한 사마귀를 가리기 위해 미용실에서 한 문신이 화근이었다. 미용실에서 마취 연고를 바르고 소독하지 않은 듯한 침을 얼굴에 찌른다는 것이 꺼림칙했지만, 지인의 소개로 찾아간 터라 괜찮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다음 날 커다란 점이 생긴 흉측해진 얼굴을 보고 후회가 됐다. 이 씨는 "예뻐지려고 한 시술이 이런 결과를 낳을 줄 몰랐다"며 "병원에서 완벽하게 점을 지우기는 힘들다고 해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또렷한 눈매와 아름다운 얼굴을 만들기 위해 아이라인이나 눈썹에 색소를 넣는 반영구 화장이 여성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의료기관이 아닌 미용업체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가 아닌 누구도 기계나 바늘로 피부에 색소를 넣는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 이처럼 반영구 화장 시술은 의사로 제한돼 있지만, 반영구 화장을 하는 병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기자가 대구시내 10개 피부과에 전화해 본 결과 반영구 화장을 하는 피부과는 두 곳뿐. 오히려 병원에서 피부 관리실이나 미용실을 가보라며 기자에게 권유했다. 시술이 가능한 곳도 일반 피부 관리실보다 5만~10만원 비싸다. 아이라인 문신의 경우 미용업체에서 하면 10만~15만원, 피부과에서 하면 15만~20만원이다. 피부과 관계자들은 "반영구 화장은 마취에서 시술까지 1시간은 걸려 다른 치료에 비해 시간 대비 수익이 적어 의사들이 꺼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의 문신 시술도 의사가 아닌 일반인에 의해 행해지는 경우가 잦다. 반영구 화장 업계에서 10년간 일한 관계자 A씨는 "솔직하게 병원에서 하는 것도 반영구 화장만 오랫동안 해온 전문 기술자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그래도 병원은 깨끗하게 소독한 기계만 사용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했다. 개인 피부 관리실을 운영하는 B씨도 "피부과에서 예약을 받고 연락이 오면 가서 시술만 하고 온다"고 말했다.

피부과 전문의 이현주(43'여) 씨는 "반영구 화장이 시술되는 눈은 무척 예민하기 때문에 쉽게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될 수 있고 마취 연고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또 색소에 의한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수 있어 반드시 검증된 전문 의료기관에서 의사에게 시술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불법 반영구 화장 시술로 부작용이 발생하면 치료나 피해 보상을 받을 마땅한 구제책도 없다. 한국 소비자원에 따르면 소비자가 불법 의료행위에 대해 의료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로 신고만 할 수 있다. 한국 소비자원 관계자는 "제거 시술을 받아도 흉터가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시술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고 했다.

지자체는 단속인력이 부족하고 불법 시술 현장을 잡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다. 대구 동구청에 따르면 2010년부터 지난달까지 단속 건수는 단 2건에 불과하며, 단속을 나간 횟수도 1년에 한두 차례에 불과하다.

지자체 단속망이 겉도는 사이 불법 반영구 화장 시술은 미용실, 찜질방, 피부 관리실 등 소규모 미용업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불법 반영구 화장 시술은 예전에는 단속망을 피해 점조직 형태로 이뤄졌지만, 요즘엔 '반영구 화장', '눈썹'아이라이너 문신' 문구를 새긴 간판을 버젓이 바깥에 내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대구 동구청 위생과 관계자는 "업무량이 많아 지역의 670여 개 미용업소 모두를 단속하는 건 어렵다"며 "이'미용업소가 권고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살피는 공중위생서비스 평가를 통해 지역의 전체 미용업소를 집중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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