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 정부 설 민심 박해졌다?…대구경북 역차별 우려 박근혜식 인사도 불만

MB정권 출범전과 달라

"기대만큼 걱정도 컸습니다."

설 민심을 수렴해 상경한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의 이구동성이다.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 탄생시킨 새 정부에 대한 기대로 들썩거릴 것만 같았던 지역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전언이다. 5년 전 10년 만의 정권 교체 성공 이후 들떠 있던 MB 정권 출범 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대통합을 위한 대탕평책이나 지역균형발전책이 자칫 대구경북 역차별로 귀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고 했다.

지역민의 걱정은 논란이 되고 있는 '밀봉 인사' '깜깜이 인선' '늑장 발표' 등 박근혜식 인사(人事)에 대한 부분들이 많았다.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김용준 첫 총리 지명자의 낙마, (막말 논란의)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 임명 등을 보며 인사를 못 한다는 불만이 컸다. 대선 공약도 현실을 감안해 유연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지금이라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들이었다"고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전했다.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은 "청문회를 비켜가기 위한 무난한 인사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펼 수 있는 사람들을 뽑아 써야 한다는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새 정부 초반에는 지역 챙기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음과 양으로 지역을 위한 배려가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섞여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야권이 대구경북 출신이라면 무조건 '대통합에 위배된다'는 식의 논리를 펴는 데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해야 한다는 주문도 많았다고 전했다. 영남 출신 대통령이기 때문에 대통합은 그 지역을 뺀 인사들로 채워야 한다는 기계적 균형이 과연 논리적이냐는 비판이다.

강석호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은 "대통령을 배출했다고 만족할 것이 아니라 역차별을 당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우리의 의지를 알리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지금까지는 대통령을 배출만 하고 '뽑아놓은 대통령이 잘하도록 부담 주지 않아야 한다'는 명분 때문에 제대로 된 지역발전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뭔가 달라야 한다는 요구였다"고 밝혔다.

주호영 대구시당위원장(대구 수성을)은 "지역 출신 대통령을 배출한 데 대해 칭찬이 많았고, 기대감도 높았지만 식자층에선 인사를 그렇게밖에 못하느냐는 쓴소리가 있었고, 거기엔 대구경북 출신을 완전히 배제한다는 데 대한 반감도 섞인 것 같았다"고 했다.

침체일로에 있는 대구경북 경제를 박 당선인이 잘 배려해야 한다는 여론도 많았다.

경제 활성화에 대해서만큼은 지역 여론의 기대가 크다는 것이다. 조원진 의원(대구 달서병)은 "전통시장 상인들,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 중소기업 등에서는 박 당선인에게 거는 기대가 굉장히 크더라"며 "여러 경제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특히 지방경제가 어려워서 변화를 가져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많았다"고 했다.

김희국 의원(대구 중남)은 "성장동력을 아직 구체화하지 않은 대구경북이 이번 정부에서 뭔가 이뤄낼 것이란 기대가 컸다"며 "내각이 구성돼 출범하고 박 당선인이 약속을 하나씩 이행해나가면서 도시 활력을 불러올 것이란 이야기였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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