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브러햄 링컨/김명희 지음/선 펴냄
인류사에 한 위대한 인물의 삶이 미치는 파장은 크고 깊다. 큰 인물일수록 그 영향은 현재진행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수나 부처, 공자 등 성인(聖人)의 반열에 오른 분들을 제외하고는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 에이브러햄 링컨이라는 인물은 그 울림이 아직도 큰 위인이다. 초등학교 시절 꿈을 적는 난에 '링컨'이라고 적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원숭이처럼 생겼지만 키도 크고, 멋있고, '노예해방'이라는 큰일을 이뤄낸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위인전기에서 읽었기 때문이다.
근자에 또 큰 울림이 뒤따랐다. 25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링컨'의 주역이었던 영국 배우 다니엘 데이루이스가 남우주연상을 받아, 세계 최초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3회 수상이라는 쾌거를 기록했다. 다니엘 데이루이스는 링컨의 구부정한 자세와 걸음걸이, 느릿한 말투와 작은 주름의 미묘한 표정 변화까지, 위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고뇌하는 대통령 링컨을 압도적 카리스마로 그려내며 골든 글로브와 영국 아카데미 등 내로라하는 세계 유수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싹쓸이했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인이 쓴 최초의 링컨 평전 '에이브러햄 링컨'이 출간됐다. 예전에 김동길 박사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링컨에 대한 책을 냈으나 온전한 평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 책은 제대로 된 평전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심리학과 창작을 공부했으며, 미 국무성에서 통역관으로 일한 저자가 '링컨'에 매료되어, 관련 책과 자료들을 섭렵하고 펴낸 역작이다.
이 저서는 미국인들이 '인간 동등'이라는 이념을 이루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리며 싸운 전쟁 스토리다. 70만 명의 젊은 군인들이 산화했다. 그 숭고한 피는 150년이 지난 21세기의 미국에 흑인 대통령이 재선된 위대한 결과를 낳는 토대가 됐다. 미국의 역사는 링컨이 꿈꾸었던 '위대한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재선에 성공한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의 멘토인 셈이다.
링컨은 미국이라는 거대한 땅의 가능성을 알고 있었고, 전쟁이라는 무서운 불구덩이를 걸어 나가는 데 성공한다면 그가 원하는 위대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전쟁이 끝날 무렵 57세의 링컨은 80세의 노인처럼 늙어보였다. 이 책의 목차는 ▷가난과 역경 속에서 성장하다(켄터키의 통나무집, 미시시피 강을 따라 뉴올리언스로 등) ▷백악관을 향하여(연방 하원의원이 되다, 대통령 당선 등) ▷남북전쟁 그리고 노예해방(섬터 요새의 포성-남북전쟁의 서막이 오르다, 게티즈버그 전투 등) ▷하나 된 미국으로(링컨, 전장을 방문하다, 대통령 암살 등)으로 구성됐다. 500쪽, 2만원.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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