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승세 이어가기엔 동력이 아직… 증시 거래액 급감해 힘 부칠 듯

해외 호재 힘 입어 반등 모양새

미국 경기지표 호조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양적 완화 기조 유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기대감 등 대외 호재에 힘입어 코스피 지수가 반등하는 모양새를 띠고 있다. 하지만 동력이 부족해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거래대금이다. 주식 거래대금이 6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6천749억원으로 2007년 3월 3조1천491억원 이후 5년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증시가 활황이었던 2011년 4월 일평균 거래대금(9조1천990억원)과 비교하면 2년여 만에 거래대금이 60% 감소한 셈이다.

특히 지난달 18일에는 거래대금이 2조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2006년 10월 19일(2조8천687억원) 이후 6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2조8천745억원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의 정치적 혼란,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 엔화 약세 등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를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나마 외국 자본이 유입되면서 증시를 받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올 2월에만 1조5천억원의 상장 주식을 순매수했다. 2월 말 외국인 전체 주식 보유 규모는 421조2천억원으로 월말 잔고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외국 자본 중에서는 중국 자본의 유입이 두드러졌다. 올 들어 중국 투자자들은 1월 539억원, 2월 1천238억원 등 1천777억원의 상장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한 해 중국 투자자들이 상장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1천780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특별한 주도주가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국내 증시는 수출주들이 환율에 발목이 잡히면서 개별 종목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문제는 거래가 살아나지 않으면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은 시장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거래 부진이 지속되면 시장 상승 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의 경우 꾸준한 상승 흐름이 아닌 계단식 상승 흐름을 보이는 '트레이더스(Trader's) 마켓'으로 변모했다. 주도주가 부재하기에 순환매에 대비하는 것이 적절한 대응 전략이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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