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값 심리적 마지노선, 2천원대 돌파하나'
국내 휘발유 가격이 5주 연속 상승하며 다시 ℓ당 2천원을 앞두고 있어 운전자들의 근심이 크다.
지난해 9월 내림세를 보이던 유가가 2월 들어 빠른 속도로 오르기 시작해 2천원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고공행진하는 휘발유 가격에 셀프주유소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2월부터 빠른 속도로 상승한 휘발유 가격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1일 기준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ℓ당 1천993.21원을 기록했다. 서울 경기 인천 제주 등 일부 지역은 이미 평균 휘발유 값이 2천원을 넘어섰다.
대구지역은 1월 29일 1천894.73원까지 떨어진 이후 계속해서 상승세를 유지해 10일에는 1천974.11원이었다. 휘발유 값이 상승하면서 대구에도 2천원대 주유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0일 기준으로 ℓ당 휘발유 값이 2천원을 넘는 주유소는 전체 425곳 중 남구 1곳, 달서구 5곳, 동구 4곳, 북구 9곳, 서구 3곳, 수성구 7곳, 중구 2곳 등이다. 특히 2월에는 하루 평균 2.79원이 오르면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던 지난해 7~9월보다 상승 속도가 빨랐다.
자동차용 경유도 함께 상승했다. 지난달 1일 1천744.66원 이후 상승세를 보여 10일 기준 전국 평균 1천794.35원이고, 대구지역 주유소도 1월 27일 1천730.02원에서 1천779.42원으로 올랐다. 하루 평균 1.15원가량 꾸준히 오른 것이다.
휘발유 가격 급반등은 싱가포르 시장의 국제 제품 가격과 관계가 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두바이유는 배럴당 평균 100~100달러로 거래됐지만 올 초부터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면서 지난달 말에는 124달러까지 뛰면서 국내 유가도 뛸 수밖에 없었던 것.
◆비싼 휘발유 값에 늘어나는 셀프주유소
국제 유가가 국내 주유소에 반영되기까지 2~3주 정도의 시차가 있는 것을 고려하면 2월 셋째 주부터 다시 안정세를 보인 국제 유가로 조만간 상승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두바이유는 2월 13일 배럴당 13.61달러까지 올라갔지만 이달 9일 기준 106.56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미국 원유 재고 증가 및 EU 정국 불안 등이 국제 유가 하락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를 반영해 정유사 공급가격은 4주째 만에 상승폭이 꺾였다. 석유공사는 "정유사 공급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국제유가도 다시 안정되고 있어 당분간은 2천원을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국제유가도 최근 조금씩 오르고 내리며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보통 휘발유 가격이 2천원을 넘어서면 천 단위가 달라지면서 소비자들의 심리적 부담이 커진다. 주유소들도 될 수 있는 대로 2천원을 넘기지 않기 위해 셀프주유소 전환 등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12월 기준 24개였던 대구지역 셀프주유소는 지난 연말에는 59개로 2배 이상 늘어났고, 올 1월까지 61개의 셀프주유소가 운영 중이다.
최근 셀프주유소로 전환한 한 사장은 "손 세차 등의 특별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외곽지역 같은 특수성을 지닌 주유소를 제외하고는 2천원을 넘기면 손님이 눈에 띄게 줄기 때문에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는 셀프주유소로 전환을 선택했다"며 "기존 휘발유 가격보다 40원가량 낮춰 판매하고 있어 손님은 이전보다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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