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분홍빛 강·에메랄드비치 산 '색깔 입힌 감성'

박병구 작
박병구 작 '강변의 봄'

분홍빛 강이 흐른다. 에메랄드 빛 산의 곡선은 완만하고, 벚꽃은 흐드러진다. 어디서 본 듯한 풍경이기도 하지만 아무 곳에서도 본 적 없는 풍경이다. 화가 박병구는 자신의 마음속 풍경을 캔버스에 옮긴다.

대구미술협회 회장 박병구는 2년 만에 여는 개인전을 19일부터 24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초대전으로 연다.

"미술협회 회장을 하면서도 그림에서 손을 놓지 않기 위해 새벽에 화실에 나와 그림을 그렸어요. 그림 그릴 때는 정말 행복하거든요. 손이 굳어지면 그림을 그리기 힘드니, 감성과 손이 굳어지지 않게 하려고 꾸준히 노력했어요."

작가는 눈에 보이는 풍경을 그리지 않는다. 대신 색채를 통해 새로운 모색을 한다. 동일 색상 계열의 색채이미지 변화로 색상의 범위를 좁힌 것이 특징이다. 몽환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증가시켰다. 그래서 현실에서 맛볼 수 없는 회화적 아름다움과 자연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작가는 최근에 작업한 '기억' 시리즈를 선보인다. "내 감성에 충실하고 싶어요. 그동안 현장 스케치도 많이 해왔지만, 저의 작품은 자연의 형태는 있지만, 추상 개념에 가까워요. 구도, 형태, 색 모두 저의 감성에 따라 그리죠."

작가의 기억 저편에 있는 수성못, 산수유 마을, 송림지, 우포늪, 남해 풍경이 펼쳐진다. 작가의 작품은 늘 밝고 명랑한 색조가 화면 전체를 채우고 있다. 늘 긍정적인 작가의 마음이 반영돼 있다. 거꾸로 밝은 그림은 작가에게 위로가 되기도 한다. 밝은 색채로 '힐링'이 된다는 것.

"처음부터 달라야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화가들과 다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개성 있는 화풍을 만들어냈다고 자부합니다. 전국 화단에서도 나만의 색깔을 확립했죠."

주로 '봄'을 좋아해 봄 그림만 그리던 작가는 중년을 넘어서면서 '가을'의 묘미도 깨달아가고 있다. 일상적이고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의 풍경화는 묘하게 현실이 아닌 것 같다. 하늘, 바다, 강, 먼 산 등의 이미지를 평면화해 간결한 이미지를 전해준다. 정적에 휩싸여 사색을 유도하는 이미지가 주를 이루는 이번 전시에는 30여 점의 신작을 발표한다. 053)420-8015.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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