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산책 반려견 '싸움' 조심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되면 반려동물들도 활동이 늘어난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유기동물 또한 증가한다. 이런 추세는 여름까지 계속된다.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사고로 병원에 오는 동물들도 늘고 있다. 대부분 교통사고나 다른 개에 물려서 내원을 하는 경우이다. 모두 보호자가 방심했거나 주의를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한 할머니가 반려견 '순심이'를 데리고 신천에 산책을 나갔는데 진도견에게 물려 후지 슬관절 부위 피부가 찢어져 병원에 왔다. 할머니는 순심이(쉬즈 수컷 7살)와 단둘이 생활하고 있었다. 그런데 순심이와 산책을 하는데 갑자기 진도견이 달려들어 순심이를 물었다고 했다. 진도견 주인도 개를 사랑하는 사람인 것 같았다. 몇 번이고 고개를 숙여 할머니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진도견 주인은 자주 신천에서 개와 함께 운동을 한다고 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다른 개를 물거나 상처를 입힌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 착한 개인데 그날 왜 작은 개를 공격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행히 순심이는 피부만 찢어지고 약간 놀란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큰 상처는 입지 않았다. 진도견 주인이 사과하고 치료비를 부담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순심이를 문 진돗개 주인에게 다음부터는 자전거를 타고 개와 함께 산책을 하면 안 된다고 주의를 주었다. 개는 언제든지 움직이는 물체가 있으면 호기심에 의해 따라가고, 사냥본능이 있어서 다른 동물을 물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줬다. 진돗개 주인은 다음부터는 산책할 때 좀 더 주의를 하고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진돗개는 사냥이나 추격을 잘하는 동물이다 그러므로 밖에 나갈 때는 특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

몇 달 전에는 치와와가 진도견에 물려 안구가 빠져나오는 상처를 입고 내원했다. 두 반려견은 한 집에서 자라는 수컷이었다. 치와와는 '똘이'라는 이름으로 집 안에서 살았고, '진돌이'라는 진도견은 마당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똘이는 외출할 때 항상 보호자에게 안겨 진돌이 곁을 지나갔다. 마당에서 생활하고 있는 진돌이는 상대적으로 똘이에 비해 사랑과 관심을 덜 받고 있었다.

어느 날 주인이 청소를 한다며 현관문을 열어 놓은 사이 똘이가 밖으로 나갔는데, 진돌이가 똘이의 목을 물고 흔들었는데 그만 안구가 빠져버린 것.

안구 복원 수술을 했다. 다행스럽게도 시력에는 지장이 없었다. 그러나 한 번 빠진 안구는 복원이 돼도 내측 안구를 고정하는 인대가 끊어져 안구를 내측으로 잡아줄 수 없어 외측으로 안구가 약간 돌아가 외사시 안구가 된다. 그래서 안구가 빠진 개의 얼굴을 보면 안구가 바깥쪽으로 빠져 있어 내측 흰자가 많이 보인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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